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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당무의 경마오디세이] 한번 발정나면 5일간 지속…교미 시간은 5~20초

입력 | 2016-01-01 05:45:00


■ 말의 발정기

경험 없는 수말은 암말 걷어차기도
씨수말, 하루 두번·5시간마다 교미


멘델이 완두콩을 이용한 교배 실험을 통해서 유전법칙을 밝혀낸 ‘우열의 법칙’은 동물세계에서도 유효하다. 동물의 세계에서 우열의 법칙이 경주마처럼 철저한 경우는 없다. 일단 동물은 자연적으로나 단순히 숫자를 늘리기 위해 인간에 의해서 조절되지만 경주마는 사람에 의해서 통제되고 있다. 경주마는 빨리 잘 달리는 능력을 극대화하는 것이기 때문에 현대 경주마의 대명사인 더러브렛은 끊임없는 우성 교배를 통한 번식에서 나온 명마의 혈통이다.

말은 어떻게 교배를 할까. 정말 말의 거대한 ‘거시기’는 정력의 상징일까. 암말은 3월부터 9월까지 임신이 가능하고 임신이 될 때까지 3주에 한번씩 발정한다. 봄엔 빛의 양이 많아져 호르몬이 증가하고, 한번 발정하면 5일간 지속된다. 발정휴지기는 15일간으로 발정주기는 모두 합쳐 20일이다.

말의 ‘짝짓기’는 일반적으로 떠돌아다니는 소문과 차이가 있다. 말의 짝짓기는 엄청 오래할 것 같지만 그렇지 않다. 때론 터프하게 짝짓기를 한다. 경험 없는 수말이 성급하게 서두르다 암말의 뒷발에 걷어차이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노련한 수말은 암말의 준비 여부를 주의 깊게 관찰한 뒤 가까이 접근한다.

일반적인 통계에 의하면 말들의 교미시간은 짧게는 5초, 길어야 20초를 넘지 않는다. 말의 교미시간이 짧은 이유는 언제든 재빨리 도망쳐야 하는 야생마의 생존본능 때문이다.

수십억을 주고 들여온 고가의 외국 씨수말들이 KRA제주육성목장 등에서 봄만 되면 수십회 이상의 ‘의무방어전’을 치러야 하는 경우가 발생한다. KRA제주육성목장에서는 총 18마리의 씨수말들이 도내 90여개 말 생산농가 700여 마리의 암말들과 사랑을 나누게 된다. 적은 수의 씨수말이 많은 암말을 상대하다 보니 씨수말은 매일 평균 두 번, 5시간마다 한번의 사랑을 나눠야 한다.

현재 한국에는 메니피(2010년 데뷔, 총상금 76억8000만원), 엑튼파크(2009년 데뷔, 총상금 54억5000만원), 비카(2007년 데뷔, 총상금 35억1500만원), 포리스트캠프(2010년 데뷔, 총상금 33억원). 볼포니(2009년 데뷔, 총상금 30억3500만원) 등 능력이 뛰어난 씨수말이 즐비하다.

경마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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