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새해 특집/신년 여론조사]朴대통령 집권 3년 평가
동아일보·채널A 신년 여론조사에서 박 대통령의 국정 수행에 대한 긍정 평가는 45.9%였다. 각종 국정 현안에 대해 직접 강한 목소리를 내면서 집권 후반기의 국정 동력을 잃지 않고 있다는 뜻이다. 반면 반대층도 결집하면서 부정 평가가 50.4%로 높았다.
○ 박 대통령, ‘지지층’은 견고 ‘소통’은 부족
박 대통령은 자신의 지지율에 일희일비하지 않는다고 한다. 청와대 참모진에 “지지율 때문에 일하느냐”고 말하곤 한다는 것이다. 역으로 보면 박 대통령이 지지층에 대한 확고한 자신이 있다는 얘기가 될 수도 있다. 박 대통령이 집권 4년 차를 맞아서도 새누리당에 압박을 가할 수 있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지지층이 연령대로 확실히 구분되는 양상도 여전하다. 박 대통령을 지지하는 연령대 가운데 중장년층인 60대 이상(81.6%)과 50대(57.7%)는 견고하다. 반면 부정 평가는 30대(74.7%)와 20대(73.4%)에서 높았다.
박 대통령은 2014년 당시 신년 여론조사에서 ‘소통이 부족하다’(21.6%)는 지적을 받았다. 대통령이 사람들과 자주 만나 의견을 나누고, 각계각층의 천거를 받아 폭넓게 인재를 등용해야 한다는 조언이었다.
이번 조사에서도 박 대통령의 국정 운영에서 가장 아쉬웠던 분야는 ‘국민과의 소통 부족’(26.4%)이었다. 모든 연령층이 대통령의 소통 부족을 아쉬워했고 그중에서도 20대(39.6%)가 가장 높았다.
‘야당 등 정치권과의 대립·갈등’도 앞으로 풀어야 할 숙제다. 정치권을 향해 ‘배신의 정치’ ‘기득권 집단의 대리인’이라며 호통만 칠 게 아니라 대화를 통해 풀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박 대통령의 지지율을 떠받친 힘은 ‘외교적 성과’와 ‘원칙에 따른 대북정책’이었다. 지난해 초 ‘13월의 세금’이 된 연말정산 파동을 겪었지만 8월 북한의 지뢰 도발로 남북 간 긴장이 최고조에 이르렀을 때 8·25 남북 고위급 접촉 합의를 이끌었다. 당시 원칙 있는 남북 관계 대응으로 도발의 악순환을 끊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최근 일본과 타결한 일본군 위안부 강제동원 협상도 박 대통령의 성과로 꼽혔다.
일본이 공식적으로 ‘정부 책임’을 인정하고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 이름으로 위안부 문제에 대한 사죄가 나온 것은 의미가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박 대통령은 지난해 외교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 9월 주요 교역 대상국이자 대북 영향력을 지닌 중국의 전승절 열병식에 참석해 주요 2개국(G2)인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신(新)외교를 펼쳤다.
다만 박 대통령의 재임 3년간의 성적표는 세대별로 극명하게 갈렸다. 50대 이상에서는 긍정 평가가 높았던 반면 20∼40대에서는 부정 평가가 우세했다. 특히 20대의 경우 ‘매우 잘했다’고 답한 응답자는 0.6%에 불과했다. 30대 응답자 10명 중 4명(43.7%)은 ‘매우 잘 못했다’고 지적했다.
박 대통령의 정치적 지지 기반인 대구 경북에서 다소 변화가 있다는 점도 특징이다. 2년 전 조사에서는 부정 평가는 21.1%였지만 이번 조사에서는 32.4%로 높아졌다. 반면 긍정 평가는 66.2%에서 63.6%로 떨어졌다. 2년 전 12.8%였던 모름·무응답층이 이번에는 부정적 평가 쪽으로 기운 것으로 분석된다.
박근혜 정부가 최우선 순위로 추진해야 할 국정 현안으로는 ‘서민생활 안정’과 ‘경제 활성화’ 등이 꼽혔다. 박 대통령이 경제 활성화를 강조하는 가운데 올해 얼마나 실질적인 결과물을 보여줄지 주목된다.
고성호 기자 sungh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