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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간 꾸준히… 남북협력 성공모델 ‘에이스경암’

입력 | 2016-01-01 03:00:00

[2016 새해 특집]통일코리아 프로젝트 4년차, 준비해야 하나 된다
[新 남북협력시대를 열자]단순지원 아닌 직접 생산… 맞춤형 개발
사리원 출신 실향민 안유수 이사장, 농업기술도 가르치며 신뢰 쌓아




황해북도 사리원시 임농복합단지인 대성농장. 3만 m² 규모의 비닐하우스 50동 안에 곡물 종자 한 줄, 나무 종자 한 줄씩 번갈아 빼곡히 심어져 있다. 비닐하우스 안에선 식량도 얻고, 나무도 키운다.

2009년 3월부터 재단법인 에이스경암이 비닐하우스 자재와 농기구를 지원해 조성된 농장이다. 에이스경암은 씨앗, 비료 등을 꾸준히 지원했고 농업기술도 전수했다. 단순한 인도적 지원이 아닌 직접 생산을 하는 방식이어서 남북 개발협력의 성공사례로 꼽힌다.

북한은 정부의 대북 지원에는 소극적이지만 에이스경암의 지원은 적극적으로 받아들였다. 1996년부터 대북 지원을 하면서 에이스경암과 북측 간에 오랜 기간 쌓인 ‘신뢰’가 바탕이 됐다. 안유수 에이스경암 이사장은 사리원 출신 실향민이다. 6·25전쟁 기간에 벌어진 1·4후퇴 당시 월남한 안 이사장은 ㈜에이스침대를 키워냈다.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 뒤부터 에이스경암을 통해 대북사업에 각별한 관심을 쏟았다. 에이스경암만의 북한 ‘네트워크’를 구축하면서 남북관계가 경색되더라도 꾸준한 지원이 가능했다. 남북 경협 관계자는 “오랜 신뢰가 쌓이면서 북한에서도 다른 평가를 받는 것 같다”고 말했다.

북한 수요에 맞춘 맞춤형 지원도 특징이다. 에이스경암은 △페인트 지원 등 주거 환경 개선 △가로등 설치 △인민예술극장 시설 지원 △대성농장 육가공 기계 지원 등 인도적 지원이 아닌 인프라를 지원하는 방식으로 대북사업을 해 왔다. 2015년에는 4월, 10월 두 차례에 걸쳐 소규모 비료(15t)와 비닐하우스 건설 자재, 채소 종자 등을 북한에 지원했다.

이런 에이스경암의 사례는 남북 신(新)협력이 나아갈 길을 보여준다. 북한이 관심을 갖지 않거나 북한에 당장 필요하지 않은 지원을 일방적으로 한다거나, 일회적인 대북 인도적 지원 같은 교류협력사업을 지양하고 장기적인 신뢰관계를 구축해야 한다. 그래야 정치·군사적인 긴장이 높아지고 남북관계가 악화되더라도 교류협력은 이어질 수 있다. 그래야 긴장도 풀어진다.

우경임 기자 woohah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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