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공 방위 이상없다! 2016 병신년 새해를 앞둔 지난해 12월 31일 공군 공중조기경보통제기 E-737 피스아이(오른쪽)와 F-15K 편대가 영공 방위 의지를 다짐하며 국운 융성을 기원하는 초계비행을 실시하고 있다. 동해 호미곶 상공으로 해가 떠오르고 있다. 공군 제공
지난해 12월 31일 오전 7시 17분 동해 울릉도 상공. 2016년 새해를 앞두고 전투 초계(정찰) 비행에 나선 11전투비행단 예하 110전투비행대대 비행대장 김성주 소령(39·공사 48기)의 새해 인사가 교신용 헤드셋으로 전해졌다. 김 소령이 임무 편대장을 맡아 이끈 4대의 F-15K 전투기는 약 2시간 40분간 동해 울릉도에서 서해 연평도에 이르는 한반도 상공 1000여 km를 초계 비행했다. 최대 시속 2826km(마하 2.3)에 작전 반경이 1800km에 달하는 F-15K 전투기는 대한민국 전역을 종횡무진하며 영공 수호의 임무를 수행할 수 있다.
어둠이 채 가시지 않은 오전 5시 20분 비행대원들은 대구 비행장 브리핑실에서 임무를 점검한 뒤 전투기 격납고인 이글루로 향했다. 오전 6시 55분 마지막 지상 점검을 마친 4대의 F-15K는 대구 비행장 활주로에서 굉음을 내며 차례로 이륙했다.
울릉도와 독도를 지나 서쪽으로 기수를 돌린 편대는 서해 북방한계선(NLL) 인근 상공을 날았다. 김 소령은 “아래에 보이는 조그만 섬들은 모두 북한 지역”이라며 창밖을 가리켰다. 김 소령은 2010년 11월 23일 북한의 서해 연평도 포격 도발 당시 장거리 공대지 미사일 ‘슬램-ER’가 장착된 F-15K 전투기를 조종해 NLL 상공까지 직접 출격했다. 한반도를 동서로 가로지른 편대는 오전 9시 38분 임무를 마치고 귀환했다.
F-15K 편대가 한반도 영공을 지키는 동안 대한민국 동쪽을 지키는 독도경비대도 새로운 각오를 다졌다.
독도경비대 소속 이규하 이경(19)은 “독도에서 새해 첫 일출을 보며 근무할 수 있다는 게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지난해 10월 입대한 ‘막내’이지만 열정만은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다. 전국에서 새해를 가장 빨리 맞이하는 독도의 경비대원 30여 명은 새해 첫날 아침이 되면 헬기장에 모인다. 바다 위로 솟아오르는 붉은 해를 보며 ‘올해도 대원 모두 건강하게 독도를 지키게 해 달라’며 소망을 빈다. 지난해 독도 주변에는 일본 해상보안청 소속 순시선이 101차례 출현했다. 일본 순시선은 12해리 영해선을 넘지 않은 채 시계 반대 방향으로 독도 주변을 돌아 빠져나가 경비대를 긴장케 했다.
근무 여건은 녹록지 않지만 독도경비대의 선발 시험은 치열하다. 지난해 공개 모집은 14 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송지원 독도경비대장(35·경감)은 “자원해서 모인 최정예 대원들이 있어 마음이 든든하다. 2016년 역시 어떠한 도발에도 즉각 대응할 수 있는 태세를 갖춰 독도를 지키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