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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법정에 선 코스비… 美 ‘국민 아빠’의 몰락

입력 | 2016-01-01 03:00:00

성추행 혐의… 보석금 내고 구속 면해




수십 명의 여성을 성폭행 또는 성추행해온 의혹을 받아온 미국의 유명 코미디언 빌 코스비(78)가 마침내 형사법정에 서게 됐다고 뉴욕타임스(NYT)가 지난해 12월 30일 보도했다.

펜실베이니아 주 몽고메리 카운티 검찰은 이날 “펜실베이니아 주 템플대에서 여자 농구단 코치로 일하던 앤드리아 콘스턴드 씨(41)가 2004년 코스비에게 성폭행을 당했다고 경찰에 신고한 사건을 수사한 결과 코스비를 강제 추행과 중범죄 혐의로 기소했다”고 발표했다. 케빈 스틸 담당 검사는 기자회견에서 “코스비는 성폭행 혐의를 받고 있다”며 “증거는 명백하고 공소를 유지하기에 충분하다”고 설명했다.

공소장에 따르면 코스비는 2004년 1월 콘스턴드 씨를 펜실베이니아 주 필라델피아 근교의 집에서 열린 모임에 초대해 술과 함께 알약 3개를 먹여 의식을 잃게 한 뒤 강제로 성추행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코스비는 이날 오후 몽고메리 카운티 법원에 출석해 보석금 100만 달러(약 11억7000만원)를 지불해 구속은 면했다. 그러나 법원은 해외로 도주하지 못하도록 여권을 압류했다. 또 인근 관할 경찰서에서 지문 채취와 용의자용 사진 촬영을 하도록 했다. 미 언론들은 이런 과정을 “한때 중산층 흑인 가정의 모범적 아빠를 연기했던 코스비의 몰락”이라며 상세히 보도했다. 하지만 코스비의 변호인들은 “코스비가 혐의를 전면 부인하고 있다. 이 부당한 기소에 끝까지 맞서 싸울 것”이라고 밝혔다.

뉴욕=부형권 특파원 bookum90@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