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선소감]잘 읽지 못했던 시들에 대한 참회록▼
문신 씨
△1973년 전남 여수 출생 △전북대 대학원 어문교육학과 박사과정 수료
권혁웅 씨(왼쪽)와 권성우 씨.
세 편을 주로 논의했다. ‘살아 있는 언어들의 밤’은 언어를 해부대 위의 몸처럼 다루는 이준규 시의 한 특징을 선명하게 포착하고 있다. 그런데 ‘당신=언어=시’라는 전제가 글의 끝에서도 재진술될 뿐이었다. ‘수많은 갈라테이아들의 향연’은 갈라테이아라는 신화적 인물을 통해 이수명의 작시법(作詩法)을 살펴본 글이다. 생명 없는 텍스트가 어떻게 피와 살을 가진 형상을 낳는가를 보여주는 멋진 비유다. 그런데 정작 이수명 시의 고유한 특징에 관해서는 해명된 것이 없었다.
‘발굴하는 토피아, 복권되는 생활’은 ‘지금, 이곳’이라는 세계의 세계성과 ‘생활’이라는 삶의 실감이라는 두 개의 축으로 이현승과 고두현의 시를 해명하고 있다. 섬세하고 안정된 문장과 견결한 세계에 대한 비평적 믿음이 결합된 평론이다. 무엇보다도 대상으로 삼은 시편들의 장점을 부조해내는 역량이 뛰어났다. 당선을 축하드린다.
권성우·권혁웅 문학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