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관들, ‘내연녀 도와주라’ 청탁-간호사에 성기노출까지…

내연녀의 형사 사건을 잘 봐달라고 동료 경찰에게 청탁해 강등된 경찰서장, 보험사기와 성추행으로 해임된 경찰관이 소송을 냈지만 패소했다.

서울행정법원 행정13부(부장판사 반정우)는 “경찰 고위 간부 홍모 씨와 경위로 근무하는 한모 씨 등 두 사람 모두 징계 사유가 인정되고 징계 양정도 적절한 것으로 판단돼 이들의 청구를 기각했다”고 3일 밝혔다.

경찰서장 홍 씨는 2008년부터 2012년까지 배우자가 아닌 다른 여성과 부적절한 이성관계를 유지했다는 등의 이유로 파면 처분을 받았다. 홍 씨는 징계가 부당하다며 소송을 내 승소했고 이 판결이 확정돼 올해 3월 복직했다.

그는 복직 두 달 만에 다시 해임 처분을 받았다. 내연 관계인 여성을 한 건설업자에게 소개시켜주며 ‘도와주라’고 말해 업자가 내연녀에게 3억5000만 원을 빌려줬다 돌려받지 못했다. 이에 건설업자는 홍 씨와 내연녀를 사기 혐의로 고소했다. 그는 고소 사건의 담당 경찰관에게 전화해 ‘친절하게 해주라’고 말하는 등 전화를 하기도 했다. 홍 씨는 인사혁신처 소청심사위원회에 소청 심사를 청구했고 심사위원회는 해임을 강등으로 변경했다.

또 다른 경찰관 한 씨는 2012년 6월 수영을 하다 어깨근육이 파열돼 정형외과에 입원했다. 입원기간 39일 중 24일은 경찰서에 출근해 근무하며 급여를 받았다. 그는 거짓 입·퇴원 확인서를 발급받아 보험사 4곳에 제출해 보험금을 수령했다.

또 병원에 입원했을 때에는 간호사의 엉덩이를 만지거나 간호사가 주사를 놓기 위해 바지를 조금 내려달라고 하자 자신의 성기를 노출해 보이는 등 성추행한 사실도 드러났다. 한 씨는 2013년 7월 해임 처분을 받고 소송을 냈다.

배석준 기자 euliu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