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성욱 GE코리아 총괄 사장
우리에게 필요한 서비스와 제품을 제공하는 산업 기술은 점점 효율성과 편리성을 개선하는 방향으로 진보해 왔지만 최근 들어 한계에 부닥치고 있다. 이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방법이 바로 ‘디지털’ 기술을 통한 효율성 향상이다. 이를 통해 궁극적으로 새로운 산업혁명이 도래할 것이라는 기대까지 나오고 있다.
‘디지털’ ‘초연결 사회’는 더이상 상상 속의 미래가 아니다. 스마트 기기가 없는 현대인의 일상을 생각할 수 없듯 기업들은 소프트웨어 기술 없이 경쟁력을 기대할 수 없게 됐다. 소프트웨어 기술은 소비재의 범위를 넘어 발전이나 항공 등 대규모 첨단 산업 영역까지 확산되고 있다.
이 같은 환경 변화로 이제 하드웨어 기업과 소프트웨어 기업이 통합되어야 하는 시대로 접어들었다. 디지털 시대에 제조기업이 제조기업으로만 남아 있다면 더이상 성장을 담보할 수 없게 됐다.
필자가 몸담고 있는 GE는 세계를 대표하는 인프라 산업기업이다. 하지만 최근 ‘세계 10대 소프트웨어 기업’이 될 것을 선언하며 디지털 기업으로 바뀌고 있다. 제조업을 버린 것이 아니다. 137년이 넘는 제조업 전문성에 소프트웨어 기술을 통합해 미래 경쟁력을 강화하고자 한다. 디지털 기술은 이제 옵션이 아닌 필수가 된 것이다.
지난해 9월 사내의 모든 소프트웨어 역량을 통합해 GE디지털 사업부를 신설했다. 기존 사업부는 발전, 항공, 헬스케어 등 산업별로 구성돼 있는데 이를 뛰어넘는 별도의 디지털 사업부를 설립한 것이다. 이는 GE의 변화 의지를 대변하는 동시에 디지털 기술의 중요성을 보여주는 사례라 할 수 있다.
한국은 자동차, 조선 등 고부가가치 산업에서 세계를 선도하는 경쟁력을 가졌다. 하지만 최근 관련 산업이 침체돼 가고 있고 중국을 비롯한 강력한 경쟁자가 등장하면서 새로운 핵심역량을 창출해야 하는 상황이다. 산업의 미래는 디지털 기술에 있기 때문에 한국의 제조 기업들도 기존 역량을 기반으로 한 차별화된 소프트웨어 역량 개발에 집중해야 한다. 전기자동차, 무인 자동차, 디지털 선박을 지금 우리 손 안에 있는 스마트 기기처럼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날이 머지않았다. 디지털 기술 선점을 위해 선제적으로 노력해야 할 때다.
강성욱 GE코리아 총괄 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