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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병호 떠난 KBO리그, 토종 홈런왕 계보 누가 이을까

입력 | 2016-01-04 05:45:00

SK 정의윤-KT 최형우(오른쪽). 스포츠동아DB


최형우·정의윤, 외국인 거포 넘을 후보

야구의 꽃은 ‘홈런’이다. 병신년(丙申年) KBO리그는 ‘홈런왕의 부재’에 직면했다. 4년 연속 홈런왕을 차지했던 박병호(미네소타)가 메이저리그에 진출하면서 홈런왕 대관식을 치를 주인공을 찾아야 한다.

지난해 박병호는 개인 최다인 53홈런을 쳤다. 2014년 기록한 52홈런을 넘어 역대 한 시즌 최다홈런 3위인 2003년의 심정수(현대)와 어깨를 나란히 했다. 삼성 이승엽(2003년 56개·1999년 54개)의 아성을 넘진 못했지만, 그 대신 이승엽이 하지 못했던 2년 연속 50홈런을 달성했다.

당장 KBO리그는 ‘포스트 박병호’를 찾아야 한다. 현재로선 외국인타자가 강력한 홈런왕 후보다. 지난해 홈런 2위인 나바로(48개)가 재계약 불발로 삼성을 떠났으나, 3위였던 NC 테임즈(47개)는 건재하다.

외국인타자의 홈런왕 수상은 1998년 타이론 우즈(OB·42홈런)와 2005년 래리 서튼(현대·35홈런) 등 2회뿐이다. 2000년대 중반 이후 투수에 밀려 외국인타자가 사라지기 시작했는데, 2014년 제도를 통해 부활한지 3년 만에 ‘외인 홈런왕’의 가능성이 높아졌다.

‘토종 홈런왕’ 탄생은 해외 진출 러시로 인한 스타플레이어의 부재 속 KBO리그의 미래를 찾는 문제와도 연결돼 있다. 그러나 지난해 30홈런을 넘긴 토종 선수는 단 3명으로, 롯데 강민호(35개)-삼성 최형우(33개)-롯데 최준석(31개)이었다. 개인 최다홈런을 기록한 강민호는 지난해 장타력 폭발로 주목을 받았다. 여기에 박병호 등장 이전인 2011년 30개로 홈런왕을 차지했던 최형우의 반격이 기대된다. 최형우에게는 ‘예비 FA(프리에이전트)’라는 강한 동기부여도 있다.

2011년 트레이드 후 매년 홈런 개수를 늘려온 박병호 같은 홈런왕이 다시 나오긴 힘들다는 전망도 있다. 이승엽이나 박병호 같은 압도적 타자가 없어 ‘춘추전국시대’가 도래할 수 있다.

기대되는 새 얼굴도 있다. SK 정의윤은 지난해 7월 이적해 후반기에만 14홈런으로 가능성을 보여줬다. 타자친화적인 SK행복드림구장에서 풀타임을 치렀을 때, 몇 개의 홈런을 칠지 주목된다. 무엇보다 입단동기인 박병호와 같은 길을 걷고 있어 많은 이들의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있다.

이명노 기자 nirva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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