봅슬레이 - 스켈리턴 국가대표팀 자신감 충만
강원 평창 알펜시아 스타팅트랙에서 스켈리턴 국가대표 윤성빈이 스타트 훈련을 하고 있다(위쪽 사진). 지난해 12월 29일 훈련을 마치고 한자리에 모인 이용 봅슬레이 스켈리턴 국가대표 감독, 윤성빈, 봅슬레이 국가대표 원윤종, 서영우(아래쪽 사진 왼쪽부터). 올해 완공될 평창 트랙을 누구보다 기다리는 이들은 2015년의 좋은 기운을 새해에도 계속 이어 나갈 것을 다짐했다. 평창=김재명 기자 base@donga.com
이번 시즌 월드컵에서 동반 메달을 딴 스켈리턴의 윤성빈(22·한국체대)과 봅슬레이의 원윤종(32·강원도청), 서영우(25·경기도청)가 이 감독의 믿는 구석이다.
새해 첫날 2015∼2016 국제봅슬레이스켈리턴연맹(IBSF) 4차 월드컵이 열리는 미국 뉴욕 주 레이크플래시드로 떠난 이들을 지난해 12월 29일 만나 새해 소망을 들어봤다.
교사 임용시험을 준비 중이던 체육교육과(성결대) 학생 원윤종의 삶을 바꾼 건 2010년 여름 후배가 건네준 봅슬레이 국가대표 선발전 공고였다. 순발력이 필요한 운동을 잘했던 원윤종은 끌리듯이 그렇게 태극기가 박힌 봅슬레이 조종석에 앉게 됐다. 대학생(성결대)이 돼서 맞이한 첫 여름 방학 때 ‘강원도에서 썰매를 배우고 국가대표 테스트도 받아보자’는 친구를 따라나섰던 서영우는 그 길로 원윤종이 모는 썰매 뒷자리에 안착했다. 고등학교 시절 체육 선생님의 권유를 받고 스켈리턴 국가대표 선발전에 출전했던 윤성빈은 세 번의 도전 끝에 2013년 9월 태극마크를 달았다.
○ 시작은 미약하나…
2010년 11월 원윤종과 서영우는 미국 유타 주 파크시티에서 열린 북아메리카컵 국제대회에 태극마크를 달고 처음 출전했다. 그러나 그들의 기록은 없다. 봅슬레이가 뒤집어졌기 때문이다. 둘은 “그때는 공식연습 때도 10번 타면 7, 8번은 뒤집어졌다”고 회상했다.
2012년 태극마크를 달고 한 달 만에 국제대회(미국 북아메리카컵)에 나섰던 윤성빈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연습주행 때 트랙을 처음 타봤는데 마지막 오르막길 코스에서 썰매가 멈췄어요. 코스가 다 끝난 줄 알고 일어났는데 부딪쳐서 멈췄더라고요. 괜히 했다 싶었어요. 외국이라 돌아갈 수가 없어서 억지로 했어요. 결국 그 경기에서는 꼴등 했고요.”
국제 썰매계에서 세 선수를 바라보는 눈은 이제 달라졌다. “다른 나라 코치들이나 중계 방송하는 캐스터들이 다 신기해해요. 아시아 선수가 이렇게까지 할 줄 몰랐다고요.”
하지만 이들은 아직은 아니라고 말한다. 윤성빈은 “아직은 경험 많은 선수들에 비해 탈 때 편안함이 부족하다. 욕심이 크면 오히려 잘 안 되는 것 같아 아무것도 몰랐던 때의 마음으로 경기에 나서려 한다”며 초심을 강조했다.
서영우도 “2015년 좋았던 성적은 다 잊고 새해를 준비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원윤종은 “우리나라에 트랙이 생긴다는 것만으로도 감격스럽다. 외국인 선수는 최대 40번밖에 트랙을 타볼 수 없기 때문에 평창 트랙이 완성되면 200∼300번 타며 안방의 이점을 살리겠다”고 말했다.
올림픽 메달 못지않게 새해 이들이 원하는 게 있다. 여자 친구다. 서영우와 윤성빈은 “새해엔 여자친구가 생겼으면 좋겠다”며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