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아파트의 월세전환 속도가 빨라진데 이어 주택시장 전반에 악재까지 겹치면서 강남발(發) 전세난이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KB부동산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전국 아파트 전세가율(매맷값 대비 전셋값 비율)은 전월보다 0.3%포인트 오른 74.0%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서울과 수도권은 각각 73.4%, 74.7%, 이 가운데 서울 성북구와 강서구는 각각 82.6%, 80.1%로 가장 높은 수치를 보였다.
서울의 경우 월세와 전세의 거래량 변화에서 차이가 뚜렷하게 나타났다. 서울시 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해 월세는 5만8139건으로 전년(4만3635건)보다 약 33% 거래가 증가한 반면, 전세는 11만8419건으로 전년(13만6950건)보다 약 14% 감소했다.
올해 재건축으로 이주를 앞둔 아파트 단지는 서울 강남구 개포주공3단지, 개포시영, 강동구 고덕주공2·3단지 등과 준 강남권인 경기 과천시(5000여가구) 등 서울·수도권에서만 4만여가구의 이주수요가 대기 중이다.
여기에 대출규제까지 더해지면서 전세난은 더욱 심화될 전망이다. 그 동안 전세난을 겪는 주요 지역을 중심으로 높은 전셋값에 대출을 받아 매매로 전환하는 수요가 발생했지만, 다음달 1일부터 수도권 내 주택담보대출 심사가 까다로워지면서 매매거래가 주춤해질 것이란 분석이다. 일각에서는 당분간 매매전환수요가 이어질 것이란 전망도 있다.
박합수 KB국민은행 PB센터 부센터장은 “전세시장은 수급불균형이 지속될 확률이 높고 재건축·재개발 이주수요까지 가세하는 상황”이라며 “서울 전세시장은 (이전보다) 더욱 불안한 양상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 센터장은 “일반적으로 재건축과 재개발 이주기간은 3~4개월로 짧아 단기간에 1000가구 이상이 이주하면 인접지역의 임차시장을 불안하게 만들 수 있다”며 “당분간 전세난과 가격상승 현상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내다봤다.
한 중개업소에 내걸린 전월세 알림글. (자료:동아일보D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