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파색 엷고 중도개혁 노선… 당내 보기드문 TK출신 강점 金 “지역에서 인정받는게 우선”
김부겸 등판론은 처음이 아니다.
새정치민주연합(더민주당의 전신)의 2014년 7·30 재·보궐선거 참패 이후 김한길 안철수 공동대표의 사퇴로 위기에 몰렸을 때 의원들은 김 전 의원에게 비대위원장을 맡아달라고 요청했다. 이후 박영선 의원이 2개월여 만에 비대위원장직에서 물러났을 때도 당은 그를 찾았다. 문재인 대표 체제가 출범한 2015년 2·8 전당대회 직전에는 많은 의원들이 김 전 의원을 찾아가 당 대표 출마를 강력히 권유했다.
무엇보다 뿌리 깊은 계파 간 갈등으로 내홍의 늪에서 벗어나기 힘든 더민주당에서 김 전 의원은 비교적 계파색이 뚜렷하지 않은 거의 유일한 ‘지도자급’ 인사다. 특히 대구경북(TK) 출신으로 당의 불모지인 대구에서 연이어 40%의 득표율을 올린 야당 인사다. 과거 지역주의 타파를 위해 서울 종로 지역구를 뒤로하고 부산에서 출마해 ‘바보 노무현’이라는 애칭을 얻었던 노 전 대통령을 연상시킨다는 얘기도 나온다. 손학규 전 상임고문의 정계 은퇴와 함께 ‘합리주의 중도개혁’ 노선을 물려받았다는 평가도 있다.
당의 러브콜이 잇따르고 있지만 정작 김 전 의원은 극도로 신중한 모습이다. 온전히 대구 사람이라는 인정도 못 받은 상태에서 다시 중앙정치로 돌아간다는 것이 대구에 대한 예의가 아니라는 것이다. 김 전 의원은 “당의 어려움도 이해하지만 더 큰 승리를 위해 지역에서 먼저 열심히 하겠다”고 말했다.
길진균 기자 le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