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멈춤 없는 투자가 ‘미래’ 만든다

입력 | 2016-01-06 05:45:00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2015’ 우승을 차지한 전북현대 선수단이 트로피를 들고 환호하고 있다. 전북은 모기업의 든든한 후원을 바탕으로 K리그 클래식(1부리그) 2연패를 달성했다. 프로뿐 아니라 유소년, 여자 등 한국축구 전반에 걸친 고른 발전을 위해선 적극적 투자가 이뤄져야 한다. 사진제공|프로축구연맹


■ 2016년 다시 뛰는 한국축구

<하> 투자에 답이 있다!

한국축구는 2015년 ‘슈틸리케호’의 빼어난 성과 속에 모처럼 희망을 봤다. 2014브라질월드컵의 참패를 딛고 일어선 국가대표팀의 쾌속항해는 팬들에게 미소를 안겼다. 그러나 여전히 K리그 스탠드에는 빈자리가 많았고, 그라운드는 불미스러운 사건사고로 얼룩졌다. 한국축구는 어디로 가야 할까. 스포츠동아는 병신년(丙申年) 새해를 맞아 한국축구의 발전방안과 지향점을 3회에 걸쳐 제시한다.

전북, 중장기 프로젝트로 지속적인 투자
선수영입·사업개척 등 ‘리딩 클럽’ 발판

국가 지원 축소로 국내 유소년 육성 차질
해외리그로 선수 이탈 대안책 마련 절실


어느 순간부터 K리그에선 ‘투자’라는 단어가 깊은 울림으로 다가오기 시작했다. 세계적인 불황의 여파로 각 기업이 허리띠를 졸라매면서 모기업의 지원이 필수적인 프로축구단도 대부분 위축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기업구단의 사정이 이럴진대, 도·시민구단은 두말 할 필요도 없는 실정이다. 그러나 현대자동차를 모기업으로 한 전북현대만큼은 다른 길을 걷고 있다. 꾸준히 우수 선수를 영입해 전력을 키웠고, 아시아 최고 수준의 클럽하우스를 구축했다. 전북은 “우리는 하던 대로 할 뿐”이라고 강변하고 있지만, 투자 여력이 없는 다른 구단들은 부럽기만 하다.

전북은 여기서 그치지 않고 있다. ▲K리그 우승 ▲클럽하우스 준공 ▲유소년시스템 정착 등 2005년부터 시작한 10년 주기 중장기 프로젝트의 성공으로 고무된 전북은 최근 5년 주기 프로젝트인 ‘비전! 2020’을 공식화했다. ▲클럽하우스 확충 ▲‘즐기는 축구’ 지역 정착을 위한 유소년 보급반 도내 전역 확대 ▲구단 직원 해외자매결연 구단 연수 ▲홈 평균관중 3만명 등이 주요 골자다. 또 입장·광고·머천다이징 등 다양한 사업분야 개척을 통해 모기업에 대한 재정 의존도를 차츰 줄여나갈 계획이다. 이렇듯 사무국-선수단-팬으로 이어지는 완벽한 3각 하모니를 통해 전북이 K리그 ‘리딩 클럽’의 위상을 확보하게 된 것은 당연지사인지 모른다. 결국 멈춤 없는 투자가 지금의 전북을 만들었다고 볼 수 있다.

물론 투자는 K리그에만 필요한 것이 아니다. 무엇보다 풀뿌리축구의 육성·성장을 위한 체계적인 유소년시스템 구축에 투자가 절실하다. 이는 대한축구협회에서도 가장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분야로, 2013년 8월 독일 프랑스 등 유럽 주요 축구강국에 정책 조사단을 파견해 얻은 결과를 토대로 한국형 유소년 육성프로그램인 ‘골든 에이지’를 2014년 도입했다. 21개 지역→5개 광역→영재센터로 이어지는 3단계 프로그램을 전국적으로 확대 운영하는 것이 골자다.

그러나 아쉬움도 적지 않다. 대한축구협회와 K리그 차원의 노력과 달리 체육진흥투표권(스포츠토토) 등을 통한 국가 차원의 지원금은 축소돼 지속적인 성장을 보장할 수 없는 형편이다. 축구계의 한 고위인사는 “정부 지원금이 거의 반 토막 나면서 유소년 육성사업을 유지하기 어렵다는 구단들의 목소리가 높다”고 밝혔다. 일본, 중국, 중동 등 해외리그로 우수선수들이 연쇄적으로 이탈함에 따라 K리그의 살 길은 어찌 보면 유소년시스템을 통한 육성만이 유일한 실정이기에 더욱 예사롭지 않은 상황 전개다. 유소년시스템이 붕괴되면 K리그의 근간 또한 흔들릴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여자축구도 투자에 목마르기는 마찬가지다. 각급 연령별 국제무대에서 꾸준히 큰 성과를 내고 있지만, WK리그의 현실은 예나 지금이나 척박하다. 한 여성 축구인은 “투자가 축소되는 건 남자만 그런 것이 아니다. 여자축구부를 운영하려는 학교도 없을뿐더러, 그나마 운영해온 학교들도 어려움이 많다. 전반적인 관심과 투자가 절실하다”고 하소연했다.

투자 없는, 또 관심 없는 결실은 없다. 지금 한국축구에 가장 절실한 명제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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