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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과 놀자!/주니어를 위한 칼럼 따라잡기]박 대통령, 위안부 할머니들 껴안고 설득해야

입력 | 2016-01-06 03:00:00


한국과 일본이 지난달 28일 타결(서로 협의해 일을 잘 마무리 짓는 것)한 일본군 위안부 협상의 후폭풍(어떤 일 뒤에 일어나는 좋지 않은 영향)이 만만치 않다. 외교부는 지난달 29일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이 살고 있는 서울 마포구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 쉼터와 경기 광주 나눔의 집에 각각 1, 2차관을 보내 그동안 진행되어 온 과정을 설명했지만 “어느 나라 외교부냐”는 거센 비판만 들었다. 피해자들에게 미리 사정을 이야기하지 않고 정부가 일본과 갑작스럽게 합의한 것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뜻이다.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해 11월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의 정상회담에서 “위안부 피해자가 받아들일 수 있고 국민이 이해할 만한 수준으로 문제가 해결되어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이명박 정부 때는 고위 외교 당국자가 할머니들을 직접 만나 일본과의 협상에 대해 설명한 것과 비교하면 이번에 임성남 외교부 제1차관이 “연휴 기간 중 여러 가지가 급하게 진전(일이 발전함)이 이뤄졌다”고 뒤늦게 변명하는 것을 이해하기 어렵다. 급격하게 변하는 동북아 정세 속에서 한일 관계 ‘정상화’와 한미 동맹, 한미일 협력 강화 등 전체적인 관점에서의 이익을 고려한다고 해도 피해자들이 받아들이지 못한다면 이번 합의의 의미는 절반으로 줄 수밖에 없다.

합의 내용 중 위안부 문제가 ‘최종적 및 불가역적(不可逆的·바꿀 수 없는)으로 해결될 것을 확인’하고 ‘향후(앞으로) 유엔 등 국제사회에서 이 문제에 대해 상호 비난·비판을 자제함’이라고 한국 정부의 입장을 밝힌 데 대해서도 비판 여론이 높다. 앞으로 위안부 관련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정부의 자승자박(自繩自縛·자기가 한 말과 행동 때문에 스스로 곤란하게 됨)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피해자들의 불만을 듣다가 “이번 합의를 한 번으로 끝내지 않겠다”며 “뒤따르는 조치에 대해 의견을 주시면 보완하겠다”고 말한 조태열 외교부 2차관은 일본과 다시 협상이라도 할 작정인지 의문이다.

정부 차원에서 외교적으로 더는 문제 삼지 않는다고 해도 민간의 문제 제기까지 막을 수 없음을 분명히 할 필요가 있다. 위안부 자료의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등재(기록에 오름) 신청과 국내외 ‘평화의 소녀상’ 세우기는 민간에서 하는 일이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외상이 “한국이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등재 신청에 참여하지 않을 것으로 생각한다” “(소녀상은) 적절히 이전(자리를 옮김)되는 것으로 인식하고 있다”는 식으로 민간 활동까지 막으려는 일이 반복된다면 문제는 심각하다.

이번 합의로 인해 위안부 문제는 이제 한국 정부가 피해자 할머니들을 납득시켜야 하는 국내 문제로 바뀌었다. 박근혜 대통령이 타결 후 피해자와 국민의 이해를 당부하는 짤막한 메시지를 낸 것으로 끝낼 일이 아니다. 위안부 할머니들을 직접 찾거나 청와대로 초청해 정부의 노력을 설명하고 합의안을 받아들여 달라고 간곡히 설득하는 성의가 필요하다. 피해자들과 국민이 공감해야 위안부 문제를 매듭짓고 한일 관계를 미래 지향적으로 발전시켜 나갈 수 있다.

동아일보 2015년 12월 30일 자 사설 재정리



사설을 읽고 다음 문제를 풀어 보세요.

1. 다음 상황을 잘 나타내는 사자성어를 본문에서 찾아 써 보세요.

지수와 지수 동생은 TV 시청 시간을 하루 2시간 이내로 정하고 있다. 지수가 정해진 시간보다 TV를 더 볼 때마다 지수는 “TV가 그렇게 좋니? 나는 1시간 보기도 힘들던데”라고 말을 했다. 그러던 어느 날, TV에서 지수가 좋아하는 애니메이션 ‘겨울왕국’이 방영됐다. 애니메이션을 보다 보니 어느덧 1시간이 훌쩍 넘었다. 그 순간 동생에게 했던 자신의 말이 떠올라 지수는 창피한 마음에 얼굴이 빨개졌다.

2. 본문을 참고했을 때, 위안부 자료의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등재 신청과 국내외 ‘평화의 소녀상’ 세우기의 공통점은 무엇인가요? 모두 고르세요.

① 민간 차원에서 하는 일이다.

② 일본 정부가 막으려고 하고 있다.

③ 우리나라 정부가 주도적으로 추진하는 일이다.

④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이 반대한다.

3. 지난해 12월 28일 한국과 일본 정부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문제 해결 방안에 대해 합의했지요. 이번 합의가 가지는 의미와 한계는 무엇인가요? 이를 두고 벌어지는 논란을 정리한 다음, 나의 평가를 담아 글을 써 보세요.

김보민 동아이지에듀 기자 gom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