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트렌드 생활정보 International edition 매체

‘누리예산 0’ 光州교육청, 시의회에 再議요구… 서울도 검토

입력 | 2016-01-06 03:00:00

보육대란 피할수 있을지 주목
최경환 “예산 미편성은 직무유기… 검찰 고발 등 모든 조치 할 것”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이 서울시의회에 누리과정 예산 재의를 요구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누리과정에 들어가는 유치원 비용을 전액 편성해 달라는 뜻이다. 조 교육감은 5일 기자간담회에서 “(재의 요청 기한인) 11일까지 서울시의회에 재의를 요구하는 것을 검토 중이다”라고 말했다. 시교육청은 어린이집을 제외하고 유치원 누리과정 예산은 2525억 원을 전액 편성해 시의회에 제출했지만 시의회가 전액 삭감했다.

조 교육감은 “혁신교육정책을 추구하는 교육감이라는 이미지를 많이 갖고 있었는데 1년 반 정도 되니 거대한 행정 조직을 잘 이끄는 것도 제가 해야 할 일인 것 같다”고 설명했다. 누리과정 예산과 역사 교과서 국정화 등 주요 현안을 두고 교육부와 대립각을 세웠던 것과는 달라진 모습이다.

조 교육감은 “누리과정 이슈가 정치적 쟁점인 만큼 여야 간 대타협이 필요하고 지방채 발행 확대와 상환 연기 등의 방안도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신원철 서울시의회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누리과정 예산 때문에 부채가 늘고 있고 근본적 대안도 없는데 재의할 수는 없다”고 밝혔다. 한편 광주시교육청은 이날 시의회에 유치원 누리과정 예산(598억 원) 전액에 대한 재의를 요구했다.

조 교육감은 역사 교과서 국정화 반대 시국선언에 참여한 전교조 교사를 징계하는 사안에 대해서는 “수사 결과를 지켜보고 결정하겠다”고 했다. 교육부는 서울 지역 시국선언 참가자 4635명 중 18명에 대한 중징계 또는 경징계 의결을 28일까지 요구했다. 조 교육감은 “파면이나 해직은 피하는 방향에서의 중징계도 있다”고 말했다. 징계에 아예 부정적인 다른 진보교육감들과는 결이 다른 견해다. 조 교육감의 이런 변화에 대해 선거법 위반 사건의 대법원 선고를 앞뒀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한편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누리과정 예산 편성 촉구 담화문’을 발표하고 “교육감이 누리과정 예산을 편성하는 것은 재량 사항이 아니라 반드시 준수해야 할 법률상 의무”라며 예산을 편성하지 않은 것은 “엄연한 직무유기”라고 비판했다. 최 부총리는 “시도 교육감들이 조속히 누리과정 예산을 편성할 수 있도록 조기 추가경정예산 편성과 예산의 이용(移用) 또는 전용(轉用)을 요청하겠다”며 “계속 예산 편성을 거부할 경우 감사원 감사 청구, 검찰 고발을 포함한 법적, 행정적, 재정적 수단 등 모든 방법을 총동원해 강력하게 대처해 나가겠다”고 했다.

이에 대해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 회장인 장휘국 광주시교육감은 “기재부 장관이 직무유기 하고 있다. 정부가 고발하면 법적으로 대응할 것”이라며 반발했다. 서울 경기 광주 강원 전북 교육감은 6일 서울시교육청에서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를 열고 입장을 발표한다.

최예나 yena@donga.com·손영일·조영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