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공원 노을여가센터로 재탄생… 환경공방 등 다양한 체험에 인기
5일 서울 마포구 노을여가센터를 찾은 어린이들이 생태요리교실에 참여하고 있다. 골프장 클럽하우스에서 생태교육 공간으로 탈바꿈해 지난해 말 문을 연 이 센터는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김민 기자 kimmin@donga.com
요리교실 선생님 임효정 씨(30·여)는 “개구리가 아니라 월드컵공원에 살고 있는 맹꽁이예요”라고 바로잡았다.
월드컵공원을 가족과 자주 찾았다는 노하준 군(6)이 “저도 ‘맹꽁이차’ 타봤어요”라고 반갑게 이야기했다. 자리에 앉은 어린이 16명은 곧 임 씨의 설명에 따라 ‘상투과자’를 만드는 데 빠져들었다. 상투과자는 강낭콩 앙금에 녹차 백련초 아몬드 단호박 가루로 색을 내고 상투 모양으로 만들어 구운 달콤한 쿠키다.
그런 클럽하우스가 변하기 시작한 것은 2014년. 방치된 공간을 ‘베를린 여가·휴가센터(FEZ)’와 같은 휴식공간으로 만들자는 의견에 따라 리모델링이 시작됐다. 수차례의 자문회의를 거쳐 난지도 위에 세워진 월드컵공원이 생태복원의 상징인 만큼 ‘생태교육’과 ‘오감체험공간’으로 만들기로 했다. 그리고 지난해 10월 매점은 요리체험 공간으로, 탈의실과 샤워실은 비누와 향초를 만드는 환경공방으로 탈바꿈했다.
평일 오전 1회, 주말 오전·오후 2회에 걸쳐 생태요리교실과 환경공방이 지난해 12월 29일부터 시범 운영되고 있다. 생태요리교실은 공원에서 자란 농작물과 지역 농산물을 이용해 ‘피자, 상투과자, 컵떡 만들기’가 번갈아 진행된다.
환경공방에서는 공원에서 나오는 나뭇가지와 열매를 활용해 책상 스탠드와 천연 비누, 화장품, 양초를 만든다. 센터 관계자는 “2주 전부터 예약이 되는데 주말은 1월 둘째 주까지 꽉 찼다. 인근 지역뿐 아니라 강남에서도 가족 단위로 찾아오고 아이를 데려오는 아빠들도 많다”고 했다.
고사리손으로 만든 갖가지 모양의 상투과자를 든 어린이들은 신나서 재잘대며 노을여가센터를 나섰다. 과자를 맛보라는 선생님의 말에 남혜리 양(6)은 “집에 가져가서 엄마랑 나눠 먹을래요”라고 했다.
김민 기자 kimm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