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성남시 ‘3大 복지’ 강행 논란 청년배당-공공산후조리-무상교복… 野성향 강한 계층에 세금 몰아주기 장애인-노인은 “지원 부족” 아우성… 총선 앞두고 他지자체로 확산 우려
경기 성남시의 한 장애인 관련 단체는 별도의 후원금 없이 매년 성남시에서 받는 약 1억 원의 지원금으로 운영된다. 그러나 사회복지사 4, 5명이 장애인 수백 명을 돕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 인건비를 제외하면 지원금의 20∼30% 정도만 실제 장애인 지원에 투입된다. 단체 측은 여러 차례 지원금 증액을 건의했지만 4, 5년간 늘어난 돈은 물가상승분 수준에 그쳤다.
성남시가 청년배당과 공공산후조리지원, 무상교복 등 3대 무상복지 강행을 밝혔다. 하지만 이처럼 성남지역에도 더 많은 도움을 필요로 하는 곳이 적지 않다. 성남시 복지정책의 우선순위가 바뀌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5일 본보 취재진이 성남지역에서 만난 시민 가운데 상당수는 “복지 예산이 가장 필요한 곳은 따로 있다”고 입을 모았다. 저소득층 아이들을 돌보는 성남의 한 아동센터 관계자도 “성남시가 지원하는 돈에서 인건비를 빼면 운영비가 거의 남지 않는다. 겨울에는 난방비까지 걱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폐지된 복지정책에 대한 반감도 컸다. 성남시는 보건복지부의 권고를 받아들여 올해부터 장수(長壽)수당을 폐지하기로 지난해 10월 결정했다.
4월 총선을 앞두고 성남시발(發) 무상복지가 후보자들 사이에 기승을 부릴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재정에 대한 충분한 고민이 없는 포퓰리즘 복지정책은 제2의 누리과정 사태를 발생시킬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높아진다.
정작 필요한 곳에 예산이 투입되지 않는 ‘복지 사각지대’를 만들고 지역별로 복지 혜택의 차별을 가중시키는 복지 디바이드(복지 격차)가 현실화될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 김용하 순천향대 금융보험학과 교수는 “중앙정부와 도의 지원을 받는 성남시가 시급하다고 보기 어려운 무상복지를 하는 건 적절치 않을 뿐 아니라 타 지역과의 복지 형평도 저해하는 행위”라고 말했다.
송충현 balgun@donga.com·유근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