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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통령 되면 거부권" …오바마 “사람들이 죽어간다”

입력 | 2016-01-06 10:06:00

5일 오바마 “사람들이 죽어간다” 총기규제 행정명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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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미리 예고한 대로 5일(현지시간) 강력한 총기거래 규제를 담은 행정명령을 발표하면서 새해 미국 대선 가도에 총기 규제가 큰 쟁점으로 떠올랐다.

공화당의 대선 경선 선두 주자인 도널드 트럼프는 “내가 대통령이 되면 거부권을 행사하겠다”고 밝혔다.

트럼프는 3일 CBS ‘페이스 더 내이션’에 출연해 “사람들이 방아쇠를 당기는 것은 총 때문이 아니다”라며 “오바마 대통령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이미 많은 총기 규칙과 규제가 있으며 당장 할 수 있는 일도 많다”며 새로운 총기 규제법이 필요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트럼프는 전날 유세에서도 “우리는 수정헌법 2조를 바꿀 수 없다”고 주장했다.

총기 휴대의 근거법인 수정헌법 2조는 ‘규율을 갖춘 민병대는 자유로운 주 정부의 안보에 필요하므로 무기를 소유하고 휴대할 수 있는 국민의 권리가 침해받아서는 안 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수정헌법 2조는 무도한 권력의 폭정에 맞서고 주 정부의 독립을 뒷받침하는 권리로 알려져 있다.

트럼프는 “내가 대통령이 되면 (총기 규제에 관한 조치에) 서명하지 않을 것이며, 거부권을 행사하겠다”고 호언장담했다.

이런 가운데 오바마 대통령이 5일 총기규제 행정명령을 발표한 것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 연설 도중 총기 난사로 어린 학생들이 대거 희생당했던 산타바바라 대학, 콜럼바인 고등학교와 뉴타운 샌디훅 초등학교 총기 사건을 거론하며 “많은 사람들이 총기 때문에 죽어간다”고 눈물로 호소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산타바바라 대학의 아이들, 콜럼바인 고등학생들, 그리고 뉴타운 1학년생들… 1학년생까지 (총기 사고로 죽어갔다)”라며 “총기난사로 숨진 학생들을 생각할 때면…나는 미칠 것만 같았다. 이런 일이 시카고 거리에선 매일 일어난다”고 총기규제의 정당성을 설파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많은 사람들이 죽어간다. 우리는 시민을 보호하기 위해 총기 로비에 맞서야 한다. 주지사, 입법 담당자, 총기 관련 업체 인사들이 공동체를 안전하게 만들기 위해 제 역할을 해 달라”고 촉구했다.

오바마 대통령이 이날 발표한 행정명령은 모든 총기 판매자는 정부의 면허를 얻어 등록하도록 하고 구매자의 신원 조회도 의무화하는 방안이다.

최현정 동아닷컴 기자 phoeb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