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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닥’에서 다시 시작하는 노홍철

입력 | 2016-01-06 13:51:00


2014년 11월 음주 운전으로 물의를 빚은 후 자숙에 들어갔던 노홍철. 지난해 한 차례 방송 복귀를 시도했으나 시청률도, 시청자의 마음도 잡지 못했던 그가 재도전에 나선다.
tvN ‘내 방의 품격’과 ‘길바닥 쇼’를 통해서다.
방바닥과 길바닥에서 시작한 그의 여정이 ‘무한도전’에 이를 수 있을까.


2015년 12월 17일 tvN 새 예능 프로그램 ‘내 방의 품격’ 제작발표회에 참석한 노홍철(38)은 카메라를 향해 90도로 허리를 굽혔다. 의상은 평소 그다운 감각을 잃지 않으면서도 위아래로 진중한 분위기가 묻어나는 검은색으로 코디했다. 공식 인터뷰가 시작되기 전에는 자청해서 마이크를 잡고 “어떤 사과의 말로도 잘못을 씻을 수 없다는 걸 잘 알고 있다”며 다시 한 번 고개를 숙였다. “이 자리에 서기까지 고민이 많았다”고 말하는 노홍철의 목소리는 떨리고 있었다.
한 조사에 따르면 2006년부터 2012년까지 음주 운전으로 물의를 빚은 스타의 평균 자숙 기간은 약 7개월이다. 하지만 이 기간을 넘겼다고 대중이 그의 잘못을 잊고 편안하게 받아들이는 것은 아니다. 노홍철 역시 지난해 9월 MBC 추석 특집 프로그램 ‘잉여들의 히치하이킹’으로 대중들의 마음을 두드렸다가 쓴맛을 봤다. 이 때문에 이번에는 프로그램을 선택하는 데 더욱 신중을 기했다. ‘내 방의 품격’은 생활에 바로 적용할 수 있는 인테리어 정보를 전하는 토크쇼다. 인테리어 재료 구입 방법부터 소품 만드는 법, 가구 리폼하는 법까지 각 분야별 고수들이 출연해 MC 노홍철, 박건형, 오상진, 김준현과 함께 셀프 인테리어 비법을 알려준다. 노홍철은 ‘어떻게 하면 이미지를 개선할 수 있을까’보다 자신이 관심이 많고 열심히 할 수 있는 것을 하자는 생각에 이 프로그램을 선택했다고 말했다. 그는 MBC ‘나 혼자 산다’ 등을 통해 널리 알려졌듯, 평소 인테리어에 관심이 많고 집 전체를 뜯어고치는 공사도 7번이나 해봤다고 한다. 이외에 조만간 전파를 타게 될 ‘길바닥 쇼’는 노홍철이 직접 거리로 나가 시민들과 인터뷰하며 소통하는 프로그램으로 웹으로 방영될 예정이다.


아직은 언급도 조심스러운 ‘무한도전’

노홍철은 ‘무한도전’에서는 아직도 이름으로 불리지 못하고, ‘그 녀석’으로 지칭되는 ‘용서받지 못한 자’다. 공교롭게도 그가 취재진을 향해 고개를 숙이던 바로 그 시간 ‘무한도전’ 멤버들은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에서 막을 올린 ‘무한도전 엑스포’ 오프닝 행사에서 테이프 커팅식을 하고 있었다. 노홍철은 ‘무한도전’ 컴백 이야기가 나오자 더 조심스러워졌다.
 
“‘무한도전’은 지금의 저를 만들어준 정말 고마운 방송입니다. 지금도 가장 자주 만나는 사람들이 김태호 PD와 멤버들입니다. 김태호 PD나 유재석 씨가 공통적으로 하는 말이 ‘무도(멤버에 관한 일)는 이제 우리가 선택할 수 있는 게 아니다’라는 거예요. 복귀 여부도 우리가 단정 짓지 말고 시청자들이 바라는 쪽으로 생각보자고 하더군요. 저에게 불쾌감을 느끼는 시청자가 있다면 당연히 제가 하면 안 되는 거고, 혹시라도 소수의 시청자가 원한다면… 모르겠습니다. 아직 결론을 지을 수 없는 상황입니다.”

스스로 ‘러키 가이’라고 칭했던 긍정의 아이콘 노홍철의 풀 죽은 모습이 아직은 낯설지만 한층 깊어진 웃음으로 예능의 신기원을 열어주길 기대한다.



글 · 김명희 기자 | 사진 · 김도균 | 디자인 · 최진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