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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전체험기] 발뮤다, 겉은 바삭 속은 촉촉 ‘기적의 빵맛’

입력 | 2016-01-07 08:00:00


최근 출시된 ‘발뮤다 더 토스터(BALMUDA THE TOASTER)’가 우리나라 소비자들 사이에서 큰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제품이 국내에 출시되기도 전인 지난해 11월 초, 일주일 만에 1500대 이상 사전 계약되는 기염을 토하기도 했다. 같은 달 코엑스에서 열린 카페쇼에서는 사흘간 200대가 현장에서 계약되기도 했다.

발뮤다는 이 토스터에 대해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해지는 기술이 독보적인 장점’이라고 설명했다. 상식적으로 쉽게 납득하기 어려운 이런 모순된 기술이 과연 가능할까? 빵을 조금이라도 알거나 일반적인 토스터로 구워본 사람이라면 쉽게 납득하기 힘든 이야기다. 말 만들기 좋아하는 광고 카피라이터의 과장된 작품(?) 정도가 아닐까하는 의심도 든다.

그러나 ‘가전업계의 애플’이라고 불리며 독창적인 제품을 잇달아 내놓고 있는 발뮤다라면 무언가 다를 것이라는 기대감을 갖게 한다. 발뮤다는 이 제품에 대해 ‘스팀 기술과 온도 제어기술의 완벽한 조화로 탄생한 첫 번째 주방가전’이라고 소개했다.


쉽게 말하면 전기로 굽긴 하되 스팀기술을 가미해 빵의 속을 부드럽게 만든다는 것이다. 원리는 이렇다. 먼저 토스터 위쪽 급수구에 5cc의 물을 부으면 급수 파이프를 따라 보일러에 이르게 되고, 이 때 보일러 전용 히터에 의해 물이 데워지면서 스팀이 발생한다. 토스터 내부는 스팀으로 가득 차고, 스팀이 빵 표면에 얇은 수분막을 형성한다. 수분은 기체보다 빠르게 가열되기 때문에 빵의 표면만 가볍게 구워진 상태가 되며, 빵 속 수분이나 버터 등의 유지성분과 향은 그대로 유지한 채 본격적인 온도제어를 통해 구워진다. 그래서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한 갓 구운 것 같은 토스트가 완성된다.

재미있는 것은 발뮤다의 테라오 겐 대표가 이 제품을 만들게 된 계기다. 테라오 대표는 1991년 고등학교를 중퇴하고 남유럽으로 배낭여행을 떠났는데, 스페인 남부 론다에 도착한 첫날 너무 지치고 배가 고파서 쓰러지기 일보 직전이었다. 바로 그 때 맛있는 빵 냄새에 이끌려 마을의 작은 빵집에 들어갔다. 갓 구운 빵을 사서 한 입 배어 무는 순간 눈물이 흘러나오면서 피로와 외로움, 불안감이 씻겨 나가는 기분을 느꼈다고 한다. 그 때의 빵 맛을 잊지 못해 결국 토스터를 개발하게 됐다는 것이다. 그 맛이 얼마나 강렬했으면 20여년이 지난 지금까지 잊지 못하고 직접 토스터를 만들 생각까지 했을까.

발뮤다의 주장대로 그런 환상적인 빵 맛이 가능한 것인지 제품을 시연했다. 호불호가 갈리겠지만 발뮤다의 제품답게 디자인은 간결하고 세련됐다. 빵의 종류와 온도를 선택하는 다이얼이 왼쪽, 시간을 제어하는 다이얼이 오른쪽, 중앙에 내부를 들여다보는 시원한 창이 있다. 언뜻 라디오처럼 보이기도 하는 제품은 전체적으로 깔끔했다.

먼저 동네 제과점에서 구입한 식빵을 넣은 뒤 위쪽 급수구에 전용컵으로 5cc의 물을 부었다. 다음은 왼쪽 다이얼을 토스트 모드, 오른쪽 다이얼은 2분30초에 조리시간을 맞췄다.


20여초 지나자 토스터 내부가 스팀으로 가득차면서 서서히 온도가 올라갔다. 1단계는 60℃의 온도에서 스팀이 빵 속의 부드러움과 풍미를 형성하고, 2단계는 150℃ 전후에서 표면이 서서히 갈색으로 변하게 된다. 온도가 220℃까지 상승하는 3단계에서는 표면이 노르스름한 갈색이 나도록 구워진다.

2분30초가 흘러 ‘땡~~’하는 경쾌한 소리와 함께 뻥아 익었다는 신호가 울렸다. 토스터에서 꺼낸 빵의 표면은 일반 토스터의 빵처럼 거친 느낌을 줬다. 하지만 세로로 찢어보면 속은 촉촉함이 그대로 살아있다. 3번의 반복된 시연에도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한’ 빵을 만들어냈다.

왼쪽 다이얼은 토스트, 치즈 토스트, 바게트, 크루아상 등 4개 조리모드와 온도를 조절하는 클래식 모드(160℃/ 200℃/ 250℃) 중 선택할 수 있다. 클래식 모드는 일반 토스터처럼 온도를 직접 설정할 수 있어 그라탕이나 떡, 쿠키 등 다양한 요리도 가능하다. 오른쪽 다이얼은 1분부터 15분까지 조리시간을 설정한다.

제품은 흰색과 검은색 두 종류가 나오고, 국내 판매 가격은 31만9000원이다.

조창현 동아닷컴 기자 cc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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