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공무원 웃돈 장사’ 변질에 분양권 할당제 도입 등 大수술 거주자우선분양제 상반기 개정
이에 따라 수도권 등에서 세종시로 이주하는 사람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일각에서는 세종시 아파트를 특별공급 받은 공무원 중 일부가 분양권을 전매하는 문제점이 드러난 뒤 ‘뒷북 대책’이 나왔다는 지적도 있다.
세종시를 건설하기 위해 설립된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행복청) 관계자는 6일 “세종시에서 2년 이상 거주한 사람에게 분양 우선권을 주는 거주자우선분양제를 상반기에 개정해 거주 기간 제한을 아예 없애거나 1년으로 단축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거주자우선분양제는 해당 지역에서 일정 기간 거주한 사람이 아파트를 분양받을 때 우선권을 주는 제도다. 세종시의 경우 아파트 1순위 청약자 중에 이 지역에 2년 이상 거주한 사람이 우선 당첨된다. 신도시에 투기세력이 몰리는 것을 막기 위해 마련된 제도적 장치다.
하지만 공무원 등 세종시 거주자가 인기 아파트 분양 물량을 차지하는 바람에 다른 지역 거주자가 세종시에 진입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있었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올해 이 지역 분양 물량은 6500여 채로 지난해(1만5000여 채)의 절반에도 못 미쳐 분양 경쟁이 더욱 치열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정부가 다른 지역에 거주하는 사람들이 불이익을 받지 않게 제도를 개선하려는 것이다. 최근 청약 경쟁률이 높았던 부산 대구 광주는 거주 기간 제한이 3개월에 불과하다.
행복청과 국토교통부는 더 나아가 ‘다른 지역 거주자 분양 할당제’도 검토하고 있다. 분양 당첨자 중 다른 지역 거주자를 일정 비율로 두는 것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전국에서 투기세력이 모여들 수 있어 부작용을 분석하고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거주 기간 제한 완화나 다른 지역 거주자 분양 할당제가 세종시 거주자의 반발을 초래할 수 있다고 우려한다. 불필요한 역차별 논란을 불러올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행복청 관계자는 “거주 기간 요건이 다른 지역 거주자에게 주어지는 우선 분양 혜택 정도로 완화되는 것이어서 역차별이라고 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는 세종시에서 공무원들이 특별공급 특혜를 누리고 있다는 지적에 따른 조치다. 이 지역 부동산업계는 공무원들이 특별공급으로 아파트를 분양받은 뒤 이를 되팔아 시세차익을 올리고 있다고 지적한다. 세종시 아파트의 3.3m²당 평균 매매가는 최근 5년간 46.4% 뛰었다. 같은 기간 전국 평균 매매가 상승률(5.5%)을 훨씬 웃돈다.
조은아 기자 ach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