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4차 핵실험]핵전력 어디까지
○ 수소폭탄 개발 본격 궤도 올랐나
그간 북한이 수소폭탄을 개발 중이라는 관측은 계속 제기됐지만 군 당국은 그 가능성을 일축해 왔다. 북한이 수소폭탄 제조에 필요한 핵융합 기술을 갖추지 못해 ‘허풍’일 개연성이 높다고 본 것이다.
북한이 6일 ‘수소폭탄 핵실험’을 전격 발표한 뒤에도 군은 수소폭탄의 전 단계인 증폭핵분열탄 실험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군 당국자는 “북한이 수소폭탄 제조에 쓰이는 핵융합 물질을 핵탄두(고폭장치와 핵물질)에 소량 첨가해 폭발력을 높이는 실험을 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증폭핵분열탄은 기존 핵폭탄보다 폭발력이 수배에서 최대 수십 배 더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문제는 이번 4차 핵실험을 계기로 북한의 수소폭탄 개발이 본격적 궤도에 올랐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는 점이다. 북한의 핵개발 역사가 20년이 넘었고, 2010년부터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의 주도로 수소폭탄 제조를 위한 핵융합 기술 개발에 집중한 만큼 수년 내에 수소폭탄 개발에 성공할 개연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오는 것이다. 국군화생방방호사령부는 최근 관련 보고서에서 북한이 영변 핵시설에 신축 중인 경수로가 수소폭탄 제작에 필요한 삼중수소 생산시설일 것이라고 추정한 바 있다.
○ 소형 수소폭탄 ICBM과 결합 땐 ‘핵재앙’ 현실화
군 당국은 북한이 3차에 이어 4차 핵실험에서도 핵탄두의 소형화 경량화 기술을 상당히 진전시킨 것으로 보고 있다. 북한은 그간 핵실험을 반복하면서 핵탄두를 500∼600kg까지 줄이기 위해 골몰해왔다. 핵탄두를 더 작고 가볍게 만들어야 다양한 사거리의 탄도미사일에 실어 ‘핵 타격’에 사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북한은 스커드와 노동은 물론이고 ICBM까지 모든 종류의 탄도미사일에 핵탄두를 탑재해 핵 무장력을 극대화한다는 목표를 추진해왔다. 하지만 기존의 플루토늄이나 우라늄 농축 방식으론 소형화 경량화에 한계가 있었다. 군 당국은 북한이 수소폭탄 관련 기술과 핵탄두 소형화 경량화 기술을 완성하기 위해 두세 차례 핵실험을 더 실시할 것으로 보고 있다.
○ 한미 북핵물질 탐지 총력
북한의 4차 핵실험 직후 미국은 WC-135 특수정찰기를 동해상으로 급파했다. 풍계리 핵실험장에서 대기 중으로 퍼진 미량의 방사성물질을 탐지하기 위해서다. 하지만 북한이 1차 핵실험 이후 지하 갱도를 대폭 보강해 방사성물질의 유출 가능성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2, 3차 핵실험 직후엔 방사성물질이 검출되지 않았다.
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