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대사 단골 방송 ‘김정일의 입’… 73세에도 발표 맡아 건재 과시
북한의 4차 핵실험 발표는 국제사회에 널리 알려진 이춘희 조선중앙TV 아나운서의 입을 통해 전해졌다. 이 씨는 과거 ‘김정일의 입’이란 별칭까지 얻을 정도로 북한의 중요 뉴스를 도맡아 전달했다. 하지만 2012년 12월 김정일 사망 후 김정은 체제가 들어선 뒤 방송에서 거의 모습을 감췄고 그의 자리는 젊은 여성 아나운서들이 차지했다.
그는 6일 ‘역사적인’ 4차 핵실험 발표를 담당하면서 자신이 여전히 건재하다는 사실을 국제사회에 과시했다. 이 씨가 수십 년 동안 중용된 이유는 그의 목소리 톤을 따라갈 아나운서가 없었기 때문이다. ‘기백이 있는 목소리’라는 평가를 받으며 이 씨는 “입으로 총을 쏘는 아나운서”로 불렸다. 하지만 올해 73세인 이 씨는 과거에 비해선 목소리가 많이 떨리는 등 특유의 박력을 잃은 모습이었다.
북한이 고령으로 힘이 예전 같지 않은 이 씨를 다시 내세운 이유는 핵실험의 신뢰성을 부각시키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이 씨는 2006년 이후 세 차례 핵실험 발표는 물론이고 김정일 사망과 같은 중대 사건을 대내외에 알려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