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4차 핵실험]당혹스러운 정부 한국형미사일방어 10년가량 걸려, 美 계속 사드 거론… 공론화 가능성
북한의 수소폭탄 실험으로 고고도미사일방어(THAAD·사드)체계 배치 논의에 다시 불이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우리 군 당국은 북한의 핵·미사일을 요격하기 위해 한국형미사일방어(KAMD) 체계를 구축 중이다. 하지만 KAMD 구축의 일환으로 군이 북한의 탄도미사일을 50km 고도에서 요격하기 위해 개발 중인 장거리지대공미사일 L-SAM은 2020년대 중반에야 실전 배치된다. 북한의 핵·미사일 기술 향상 속도에 비춰볼 때 너무 오래 기다려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또 올해 미국에서 도입하는 PAC-3 역시 요격 고도가 30km에 불과하고, 그만큼 요격 가능 시간도 매우 짧다.
2020년대 중반까지 중고도 및 저고도 요격 체계가 완비되더라도 150km 고도에서도 요격이 가능한 사드는 빠진 상황. 이 때문에 상층이 빈 ‘반쪽 방어망’이라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북한이 탄도미사일 공격을 할 경우 L-SAM이 먼저 요격하고, PAC-3가 저고도에서 한 번 더 방어할 수 있지만 상층에서 사드가 첫 요격을 시도하는 다중 방어망에 비해선 빈틈이 많다는 것이다. 박인휘 이화여대 국제정치학전공 교수는 “북한의 4차 핵실험이 수소폭탄 실험이 아니라 하더라도 핵능력이 고도화된 것만큼은 확실하다”며 “KAMD 구축이 완료될 때까지 기다리기보다 당장 방어망이 될 수 있는 사드 배치에 대한 심도 있는 논의가 필요하다”고 했다.
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워싱턴=이승헌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