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트렌드 생활정보 International edition 매체

中, 증시 서킷브레이커 시행 나흘만에 중단

입력 | 2016-01-08 03:00:00

“투자불안 조장” 8일부터 전격조치
7일 또 7% 폭락… 29분만에 폐장
위안화 절하에 자금 썰물 우려 확산… 두바이유 12년만에 30달러선 붕괴




중국 증시가 7일 또다시 모래성처럼 무너져 내리며 개장 29분 만에 조기 폐장됐다. 중국증권감독관리위원회(증감위)는 긴급회의를 소집하고 논란이 되고 있는 서킷브레이커(주가가 폭락할 때 거래를 일시 정지시키는 것) 시행을 8일부터 중단한다고 전격 발표했다. 사흘 만에 다시 닥친 ‘차이나 쇼크’에 아시아 주요 증시가 추락하고, 원-달러 환율은 1200원 선을 넘었다. 세계 금융시장은 중국 금융시장 불안, 중동 위기, 북한 핵실험 등 동시다발적인 위기로 불안감에 휩싸였다.

이날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전날보다 7.04% 떨어진 3,125.00에 마감했다. 이날 개장 12분 만인 오전 9시 42분(현지 시간)에 주가가 5% 이상 하락하자 중국 정부가 서킷브레이커를 발동했다. 다시 거래가 시작됐지만 주가가 7% 넘게 떨어지자 9시 59분 2차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됐고 주식거래는 완전히 중단됐다. 중국 선전종합지수도 전날보다 8.24% 폭락했다. 중국 증시는 4일에도 두 차례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돼 주식거래가 조기 마감됐다.

이날 중국 증시 폭락은 중국 중앙은행인 런민(人民)은행이 위안화 가치를 시장 예상보다 빠르게 떨어뜨린 게 주원인으로 꼽힌다. 환손실을 우려한 외국인 자금 등이 대거 빠져나가고 개인투자자들이 투매에 나서면서 주가가 급락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날 런민은행은 위안화 기준 환율을 전날보다 0.51% 올린(위안화 가치 하락) 달러당 6.5646위안으로 고시했다. 지난해 8월 13일 이후 5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올린 것이고, 2011년 3월 18일(6.5668위안) 이후 최고치다.

증감위는 이날 긴급회의를 소집하고 서킷 브레이커 시행 중단을 결정했다. 증감위의 덩커 대변인은 “현재로선 서킷브레이커 제도의 부정적 효과가 긍정적 효과보다 더 크다. 시장 안정성 유지를 위해 서킷브레이커 제도를 중단하기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차이나 쇼크의 영향으로 아시아 금융시장도 동반 급락했다. 이날 코스피는 전날보다 21.10포인트(1.10%) 내린 1,904.33으로 마감했다. 코스닥지수도 7.61포인트(1.11%) 하락해 679.66으로 장을 마쳤다. 일본 닛케이평균주가와 홍콩 항셍지수 등도 2% 이상 하락했다. 프랑스 독일 영국 등 유럽 증시도 하락세로 출발했다.

원-달러 환율은 상승(원화 가치는 하락)해 4개월 만에 1200원 선을 넘었다. 7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일 대비 2.7원 오른 1200.6원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해 9월 8일(1200.9원)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중동산 두바이유는 장중 배럴당 30달러 선이 무너졌다. 2004년 4월 7일 이후 약 11년 9개월 만이다.

이건혁 기자 gun@donga.com / 베이징=구자룡 특파원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