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사회 속도내는 대북제재]北 4차 핵실험 이후 2010년 ‘영변 핵’ 직접 탐방 美 북핵전문가 헤커 교수
미국 핵 연구의 중심인 국립 로스앨러모스연구소 소장을 지냈고 2010년 북한의 초청으로 영변 핵시설을 직접 탐방하기도 한 헤커 교수는 최근 북한의 핵실험 이후 동아일보 등 주요 언론이 인터뷰 요청을 하자 7일 스탠퍼드대 내 국제안보협력센터 인터넷 홈페이지를 통해 자신의 의견을 밝혔다. 다음은 주요 내용.
―북한이 실제로 수소탄을 실험했다고 보나.
“100% 수소탄이라고는 보지 않는다. 하지만 수소탄 여부보다 결국 핵실험을 해냈다는 게 중요하다. 이번에 실험이 성과를 거뒀기 때문에 그들(북한)은 폭탄 설계에 있어 더욱 정교한 기술을 확보하게 됐다. 우려스러운 일이다. 이번이 4번째 핵실험이다. 북한은 매 실험 때마다 많은 것을 습득해 왔다.”
“수소탄은 핵분열탄(원자탄)보다 100배 또는 1000배 이상 강력하다. 1MT(메가톤)의 폭발력은 히로시마에 떨어진 폭탄보다 훨씬 파괴적이다. 더 중요한 것은 폭탄을 장거리로 날릴 수 있는 능력과 정확도다. 이런 능력들은 북한이 이미 과시한 핵폭발 규모와 함께 미국과 동맹국들을 위협하게 될 것이다.”
―백악관은 이번 실험이 수소탄이 아니라고 했는데 언제 명확히 알 수 있나.
“북한이 관련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하지 않는 한 100% 확실하게 알 수는 없다. 하지만 중국도 1964년 첫 핵폭탄을 만든 후 3년 만에 수소탄을 만들었다. 이것이 약 50년 전이다. 북한은 지금까지 10년간 핵실험을 해오고 있는 만큼 어느 것도 확실히 배제할 수 없다.”
―북한의 미 본토 타격 능력은….
―현재 북한 핵무기 보유 규모는….
“북한의 핵무기 기술만큼이나 핵무기 보유 규모에 대해서도 정확한 정보는 없다. 다만 핵무기 보유 규모는 핵물질을 얼마나 갖고 있느냐로 추정할 수 있다. 현재로선 핵무기 18개를 만들 수 있는 (플루토늄과 고농축우라늄 등) 핵물질을 북한이 보유하고 있으며 연간 6, 7개의 핵무기 생산이 추가로 가능하다고 본다. 이번 실험으로 얻게 될 기술적 정교함을 결합하면 골치 아픈 그림이 그려진다.”
―북한이 정치적 이유로 이번 핵실험을 했나.
“북한은 핵실험에 매우 강한 기술적, 군사적 동인(動因)을 갖고 있으며 정치적 환경에 의해 핵실험에 제약을 받아 왔다. 그러나 이번 실험을 통해 북한은 핵실험이 초래할 정치적 후폭풍을 기꺼이 감수할 의사가 있음을 과시하고 있다. 북한은 이전의 모든 핵실험에서도 그랬다.”
“지금까지 별다른 대처가 없었다는 게 우려스럽다. 우리는 많은 기회를 잃었다. 지금까지 오직 제재와 최후통첩만이 있었고 더 이상의 핵무기 개발을 막으려는 진심 어린 외교적 노력이 없었다.”
워싱턴=이승헌 특파원 dd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