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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경남][영남 파워기업]빨래 건조대로 특허 출원… “5년내 매출 100억원대 진입”

입력 | 2016-01-11 03:00:00

<25> 수빈홈아트




5일 오전 수빈홈아트 직원들이 작업장에서 캥거루 빨래 건조대를 조립하고 있다. 강정훈 기자 manman@donga.com

2년 전 운석이 떨어져 전국적 관심을 모았던 경남 진주시 대곡면. 5일 오후 대곡면 오방로 지방도 옆에 있는 빨래 건조대 전문 생산업체 수빈홈아트에 들어서자 오병영 본부장(57)이 맞아주었다. 함께 나온 젊은 여성의 명함에는 ‘대표 오수빈’이라고 적혀 있었다. 오 본부장의 큰딸이자 이 회사를 6년째 이끌고 있는 그는 27세이다.

오 대표는 호기심 많았던 학창시절과 창업과정, 경영철학을 2시간 동안 소개한 뒤 제품 생산 현장을 안내했다. 결혼 3년 차인 그는 톡톡 튀는 아이디어로 특허 출원과 함께 기능성 빨래 건조대를 개발했다. 그는 ‘여성의 허리에 자유를 주고 2000억 원대 국내 빨래 건조대 시장을 평정한다’는 꿈을 갖고 있다.

그는 2009년 순천대 화학공학과에 입학해 ‘발명과 특허’라는 강의를 듣고 발명에 관심을 가졌다. 중소기업진흥공단이 운영하는 청년창업사관학교도 1기로 졸업했다. 평소 집에서 빨래를 널며 불편을 경험한 그는 ‘허리 안 숙이고, 허리 안 아프게 하는 방법이 없을까’라는 고민에 빠졌다. 실패를 거듭한 끝에 2011년 정부지원금 5000만 원 등으로 창업한 그는 허리 안 숙이는 빨래 건조대를 만들어 특허를 출원했다. 투자 자본이 넉넉지 않아 진주의 연암공대와 경남과학기술대 창업보육센터 등을 옮겨 다니며 제품을 만들었다. 지도교수의 도움을 받아 아이디어와 스케치는 자신이 하고 설계와 디자인, 제품생산은 외주를 주는 방식이었다. 오 대표는 “젊음과 패기로 도전했지만 주변의 신뢰를 쌓는 과정이 어려웠다”고 말했다.

면밀한 시장조사와 주부 면접을 통해 ‘남편보다 편한 건조대’ ‘여자의 허리를 지켜주는 건조대’라는 구호로 기존 제품과 차별화를 시도했다. 편리하다는 주부들 평가에 판매량이 빠르게 올라갔다. 창업 첫해 2000만 원이던 매출이 이듬해 4억 원으로 급증했다. 2014년엔 5억 원을 돌파했고 현재 위치에 공장을 가동한 지난해에는 7억 원까지 늘었다. 올해 매출 목표는 11억 원.

CJ, 롯데홈쇼핑에서 제품을 판매한다. 이마트, 메가마트에 입점했고 이달 중 롯데마트에도 들어간다. 중국과 일본시장에서도 관심이 많다. 19일 일본 바이어들이 회사를 찾는다. 태국 인도 호주 뉴질랜드 미국 진출과 해외지사 설립도 추진 중이다. 국제화, 상표등록이 쉽도록 회사 이름도 ‘스탠디아(스탠드+아이디어)’로 바꾼다. 오 본부장은 “건조대만을 브랜드화한 독보적인 회사”라며 “5년 안에 매출 100억 원대에 진입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수빈홈아트의 캥거루 건조대는 특징이 많다. 빨래바구니를 건조대 중앙에 올려놓을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허리가 아프지 않고 작업시간도 20%가량 짧다. 살대가 빠지거나 휘면 교체도 가능하다. 살대의 간격을 조정하기 쉬워 빨래가 잘 마른다. 살대는 가로형이어서 기존 Y자형이나 접이식에 비해 2배 가까운 53장의 수건을 동시에 건조할 수 있다. 건조대가 튼튼해 80kg의 무게도 견딘다.

오 대표는 그동안 대한민국발명특허대전 동상, 대한민국세계여성발명대회 금상, 서울국제발명전 금상 등 10여 개의 상도 탔다. 청년 창업가로 청와대에 초청됐다. 그는 “한발 앞선 특허기술로 시장점유율을 높이고 해외유통에 주력해 장수기업의 기틀을 마련하겠다”고 다짐했다.

강정훈 기자 manm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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