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상훈 7단 ● 조한승 9단 본선 4강 2국 7보(116∼137)
흑 17은 손해 팻감이다. 죽은 돌을 계속 움직여 더 크게 키워 죽이니 말이다. 백이 참고 1도 백 1로 두면 15까지 흑이 잡힌다. 그러나 그 과정에서 흑의 팻감이 무려 7개나 나온다. 흑 17은 패를 꼭 이기겠다는 의지가 담긴 수다.
백 18, 20은 기분 좋은 선수. 이때 백은 패를 해소하고 좌상 흑을 살려주면 간단하지만 한상훈 7단은 패를 이기지 않아도 충분하다고 믿었다.
그래서 백 22로 일단 좌상 흑을 단속한 것인데 이 수가 실착이었다. 참고 1도와 비교할 때 좌상 흑을 확실히 잡았다고 보기 힘들기 때문. 실전처럼 흑 27에 붙이면 좌상 일부는 살려줘야 한다. 결국 백 22는 작은 곳이었다는 얘기다.
한 7단은 패를 져도 실전 36까지 하변 흑 진을 헤집고 살면 우세하다고 봤다. 물론 틀린 생각은 아니지만 패를 해소했을 때보다는 반상에 신경 쓸 곳이 많아졌다. 23 29=●, 26 31=16
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