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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감 유행하고 있다는데 지금 예방주사 맞아도 되나요?

입력 | 2016-01-11 03:00:00

독감에 대한 궁금증 5가지




《 워킹맘인 이지은 씨(41)는 지난해 말 9세, 11세 두 자녀의 독감 예방주사를 맞히지 못했다. 중요한 프로젝트가 걸려서 주말에도 계속 회사를 나가야 했던 탓에 ‘독감 예방접종 적기’라는 10월을 놓쳤다. 이후 주사를 맞히려고 했을 때에는 아이들이 잇따라 감기로 열이 나서 접종이 불가능했다.

이 씨는 요즘 독감이 유행하고 있다는 뉴스에 자꾸 신경이 쓰인다. 그는 “이미 시기를 놓친 것 같아서 접종은 안 할 생각”이라며 “아이들이 최대한 독감에 걸리지 않도록 비타민을 먹이고 손을 자주 씻도록 하면서 신경을 쓰고 있다”고 말했다.

올해 첫 주 인구 1000명당 독감 환자는 10.6명으로 한 달 전인 지난해 12월 초의 7명에 비해 크게 늘었다. 초중고교생(7∼18세)만 따지면 16.8명으로 전주보다 28%나 많아졌다. 전체 평균으로 2015∼2016년 독감 유행 기준(11.3명)에 빠르게 근접하고 있어 이르면 이번 주에 독감주의보가 발령될 가능성이 크다. 지금이라도 예방주사를 맞는 게 나을까. 접종자가 많고 유난히 날씨가 따뜻했던 올겨울에는 독감 환자가 예년보다 줄어들까. 이번 독감에 대해 궁금한 다섯 가지를 문답식으로 정리해본다. 》



○ 지금 맞으면 늦는 것 아닌가


아니다. 독감 예방주사는 접종 후 2주 정도 뒤에 효과가 나타난다. 지금 맞는다고 1월에 유행하는 독감을 막을 수는 없다. 그러나 봄철 독감에 대비하는 것은 가능하다. 우리나라의 독감 유행 시기는 12월에서 이듬해 4월까지 약 5개월이다. 독감 예방주사를 맞은 사람의 수는 꾸준히 느는 추세다. 2010∼2011년 절기에 473만 명이던 접종자 수는 2011∼2012년 절기에 541만 명, 그 이듬해 575만 명으로 늘어난 데 이어 지난해 말 기준 독감(인플루엔자) 예방접종을 받은 사람은 669만4752명으로 증가했다. 지난해부터 65세 이상 노인들에게 무료 접종을 시작하면서 접종주사를 맞는 사람이 크게 늘어난 것이 영향을 미쳤다.

○ 독감 주사는 백신이어서 한 번 맞으면 오래 가나

아니다. 독감 예방접종의 효과는 6개월 정도 지속된다. 따라서 예방주사는 매년 새로 맞아야 한다. 성인의 경우 주사를 한 번 맞지만, 8세 이하 어린이는 한 달 이상의 간격을 두고 2번 주사를 맞는다. 예방 효과는 보통 60∼90%로 알려져 있지만 노약자나 만성질환 환자의 경우는 효과가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편이다.

○ 어린이는 예방접종을 꼭 해야 하나

반드시 해야 하는 건 아니다. 어린이는 면역력이 약해서 미리 독감주사를 맞아야 한다고 생각하는 부모가 많다. 하지만 어린이의 경우 대부분 합병증 없이 자연적으로 잘 치유되기 때문에 예방접종으로 이득을 얻을 게 별로 없다는 분석도 나와 있다. 독감과 감기 바이러스는 다르기 때문에 독감 예방주사를 맞는다고 해서 감기에 안 걸리는 것도 아니다. 6개월 이하의 어린이에게는 독감 백신을 놓지 않는다. 다만 노약자나 임신부의 경우는 2차 감염에 취약하기 때문에 접종이 권장된다.

○ 유난히 따뜻한 겨울은 독감에 걸릴 확률이 낮아지나

그렇다. 수은주가 내려가고 일교차가 클수록 면역력이 떨어져 병에 걸릴 확률이 높아진다. 그런데 올해 겨울은 강한 엘니뇨 현상으로 포근한 날씨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12월 한반도의 날씨는 1973년 이래 가장 따뜻한 기온을 기록했을 정도. 추울수록 독감이 기승을 부린다는 점을 감안할 때 올해 독감은 상대적으로 주춤할 가능성이 있다.

○ 독감 바이러스도 해마다 종류가 바뀌나

그렇다. 특정 지역에서 새로운 형태의 바이러스가 발견되면 그 지역의 이름을 따서 독감 이름을 짓는다.

싱가포르 A형, 상하이 A형 같은 경우가 대표적이다. 질병관리본부는 매년 유행할 독감의 종류를 예측해 그에 맞는 백신을 생산하도록 결정한다. 이 예측이 어긋나면 예방주사를 맞아도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

이정은 기자 light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