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종업원 사망사건이 일어난 전남 여수의 한 유흥주점에서 성매수한 의혹을 받고 있는 남성들이 무더기로 형사처벌 될 것으로 보인다.
전남지방경찰청은 여수 A 유흥주점 여종업원 강모 씨(34) 사망사건을 수사하다 최근 2년 동안 100여 차례 성매수를 한 혐의가 있는 남성 54명의 명단을 확보해 이 중 51명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해 조사했다고 11일 밝혔다.
이들 51명 가운데 6명은 경찰·해경·국세청·소방서 직원 각 1명씩, 여수시청 직원 2명이었다. 일부는 성매수를 부인했으나 상대 여성들이 신체적 특징을 증언해 혐의가 입증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조사받을 이들을 대부분 ‘성매수 혐의가 있다’는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어서 지역에 파장이 큰 것으로 전망된다. 아직 피의자 조사를 받지 않은 3명 중 1명은 경찰관인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박 씨가 사건 직후 A 유흥주점 내 폐쇄회로(CC)TV와 영업 장부를 감춘 것으로 보고 확보에 나섰지만 실패했다. 경찰은 박 씨에게 폭행치사 혐의를 적용하려 했으나 검찰과 협의를 통해 ‘비명소리만 듣고 폭행 장면을 본 증인이 없어 사망관계를 입증하기 어렵다’는 결론을 내려 폭행혐의를 적용했다. 여성단체들은 “수사기관이 박 씨의 폭행과 강 씨의 사망 인과관계를 입증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경찰이 영업 장부를 확보하지 못한 상황에서 성매수 의혹 남성 54명의 신원을 확인할 수 있었던 것은 박 씨의 혹독한 영업전략 때문이었다. 박 씨는 영업 명분으로 여종업원들에게 손님들의 휴대전화 번호를 따지 못하면 벌금 1만 원씩을 물렸던 것으로 밝혀졌다. 경찰은 여종업원들이 갖고 있던 남성들의 휴대전화를 토대로 수사를 벌여 혐의를 입증했다. 경찰 관계자는 “박 씨의 폭행과 강 씨의 사망 인과관계를 입증하는데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고 말했다.
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