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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익 목마른 모바일 강자들, 음원시장 뒤흔들어

입력 | 2016-01-12 03:00:00

카카오, 멜론 인수로 새 먹거리 확보




카카오가 11일 국내 1위 음원 서비스 ‘멜론’의 운영사인 로엔엔터테인먼트(로엔) 인수를 발표하면서 음악 콘텐츠 업계에 일대 지각변동이 일어나고 있다. 지난해 5월 정보통신기술(ICT) 기업 NHN엔터테인먼트가 음원 서비스 ‘벅스’를 운영하는 네오위즈인터넷을 인수한 지 8개월 만에 또다시 ICT 대표 기업이 음원 기업을 인수하는 것이다.

카카오는 음악과 유통 플랫폼(카카오톡) 결합을 통해 자사 서비스의 경쟁력을 높이고, 해외 진출을 위해 음원 콘텐츠를 적극 활용할 계획이다.

○ ICT 공룡들, 음원 시장에 ‘눈독’

카카오가 이번 멜론 서비스 인수를 통해 노리는 핵심은 콘텐츠 서비스의 유료 전환에 연착륙하는 것이다. 카카오와 NHN엔터테인먼트는 과거 게임 플랫폼으로 수익을 냈지만 지금은 게임 플랫폼에서 벌어들이는 수입이 시원치 않은 상태다.

카카오는 수익 모델이었던 ‘카카오 게임하기’에 이어 새 콘텐츠 발굴을 지속적으로 시도했다. 지난해 7월 모바일 콘텐츠 플랫폼 ‘카카오페이지’ 운영사인 포도트리를 인수했고, 12월에는 인스턴트 콘텐츠 애플리케이션 ‘1분(1boon)’을 내놨지만 시장 반응은 시큰둥했다.

이에 비해 음원은 국내 소비자들이 상대적으로 저항감 없이 지갑을 여는 분야다. 투입 자본금이 상대적으로 적어 영업이익이 높은 ‘알짜배기’ 사업이기도 하다. 2014년 기준 로엔의 영업이익률은 18.1%, 네오위즈인터넷의 영업이익률은 16.8%였다. 카카오가 추진하는 콘텐츠 유료화에 멜론의 음원이 결정적으로 기여할 것이라고 정보기술(IT) 업계는 예상하고 있다.

웹과 모바일에서 결제할 수 있는 ‘페이’ 사업 안착을 위한 발판으로 멜론을 활용하는 의미도 있다. NHN엔터테인먼트는 지난해 벅스를 인수하면서 “향후 본격적으로 사업을 시작하는 간편결제 서비스 ‘페이코(Payco)’와 큰 시너지를 창출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페이코는 현재 벅스의 월 정액요금 납부 수단으로 자리 잡았다. 카카오 또한 카카오페이를 멜론의 결제 플랫폼으로 만들어 공격적인 할인 행사를 할 것으로 보인다. 그 경우 이용자 수와 결제 실적이란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 가능성이 크다.

○ 아이유까지 품은 카카오


음원 서비스 사업의 또 다른 강점은 ‘한류’를 통해 해외 콘텐츠 수출에 물꼬를 틀 수 있게 만들어 준다는 것이다. 동남아 시장에서 건승하고 있는 메신저 앱 ‘라인’을 가진 네이버와 달리 카카오는 해외 서비스가 거의 없다. 지난해 초 글로벌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패스’를 인수하며 도전장을 냈지만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국내 1위 음원 서비스 운영사이자 가수 아이유 등 유명 연예인을 대거 길러낸 로엔은 카카오의 해외 진출에 든든한 지원군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국내 음원 시장 점유율은 멜론이 약 60%, KT가 운영하는 지니가 15%, CJ E&M의 엠넷이 10%, 벅스가 8∼10%를 차지하고 있다.

카카오 관계자는 “자막을 입혀야 하는 영상 콘텐츠나 번역이 필요한 만화와 달리, 음악은 번역할 필요가 없는 콘텐츠”라며 “이번 멜론 인수는 카카오의 해외 콘텐츠 진출에 큰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곽도영 기자 now@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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