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인트루이스로 입단하는 오승환. 스포츠동아DB
■ 세인트루이스에서의 역할 주목
팀내 현역 최고 마무리 로젠탈 건재
MLB닷컴 등 현지언론 ‘셋업맨’ 예상
‘끝판왕’의 메이저리그 셋업맨 등극이 가능할까. 한국과 일본에서 최고의 마무리투수로 자리매김한 오승환(34·사진)의 메이저리그 보직에 관심이 모아진다.
오승환은 그동안 ‘연평균 300만달러(약 36억원)’라는 기준점에서 메이저리그 구단과 협상을 벌였다. 일본프로야구 한신과 2년 총액 9억엔에 계약했던 오승환의 인센티브 제외 순수 연봉은 3억엔(약 30억원)이었고, 재계약시 제시받은 연봉이 3억5000만엔(약 36억원)이었다.
메이저리그 보장 조건이 있기 때문에 오승환이 빅리그 마운드에 서는 데 걸림돌은 없다. 다만 세인트루이스는 현역 최고 마무리투수 중 한 명인 트레버 로젠탈(26)을 보유하고 있다. 11일(한국시간) MLB닷컴 등 현지 언론에서 오승환의 보직을 셋업맨으로 예측한 이유다.
그러나 셋업맨이 보장된 보직이라고 볼 수는 없다. 만족스러운 연봉을 받는다 해도 ‘경쟁’이 필요하다. 현재 세인트루이스 불펜은 ‘서비스타임’이 부족한 3∼4년차 젊은 투수들이 주축을 이루고 있다.
이번에 처음 연봉조정신청 자격을 얻는 로젠탈은 지난해 53만5000달러를 받았다. 셋업맨 후보인 좌완 케빈 시그리스트(27)의 지난해 연봉은 51만8000달러, 우완 세스 메이네스(28)는 53만달러였다. 시그리스트는 연봉조정신청 자격까지 1년이 남았고, 메이네스는 로젠탈과 마찬가지로 올해 자격을 얻는다. 이들은 세인트루이스 불펜에서 특히 의존도가 높았던 투수들이다. 시그리스트는 메이저리그 최다인 81경기, 메이네스는 76경기에 나섰다.
메이저리그는 계약 규모에 따라 기회가 달라진다. 그러나 불펜에는 젊은 ‘저비용 고효율’의 투수들이 많아 상황이 다르다. 다만 투수들에게는 부상 등의 변수가 많다. 오승환이 필승조에 포함되지 못하더라도, 경기에서 결과로 보여준다면 언제든 ‘승진’은 가능하다.
이명노 기자 nirvan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