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용 타이어는 깊고 넓게 파인 그루브(홈) 덕분에 미끄러운 눈길에서도 강력한 접지력을 유지할 수 있다. 동아일보DB
타이어 업체들은 저마다 겨울철 전용 타이어 제품을 내놓고 판매 중이다. 11일 타이어업계에 따르면 국내 업체들의 겨울용 타이어 판매는 매년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한국타이어는 2010년과 비교해 2014년 판매량이 170%가량 늘었고, 같은 기간 금호타이어는 약 160% 증가했다. 넥센타이어는 같은 기간 200% 이상 판매가 성장했다. 일본 타이어 업체인 브리지스톤은 같은 기간 겨울용 타이어의 판매가 5∼6배 증가했다.
○ 계절 따라 물성, 패턴도 다르게 만들어져
겨울용 타이어는 낮은 온도에서도 ‘콤파운드(고무의 배합)’가 딱딱하게 굳거나 얼지 않도록 만들어진다. 일반 사계절용 타이어에 비해 좀 더 무른 편이다. 이것은 타이어를 신발과 비교해 보면 이해하기 쉽다. 빙판길을 딱딱한 구두를 신고 간다면 쉽게 넘어질 염려가 크다. 반면 고무신을 신고 걷는다면 덜 미끄러진다. 어느 정도의 정지 마찰력이 있어야 영하의 기온, 눈이나 얼음이 덮인 도로 환경에 대응할 수 있는 능력이 커진다는 이야기다.
겨울용 타이어의 ‘트레드(겉면)’에는 수많은 패턴들이 자리 잡고 있다. 굵은 홈인 ‘그루브(Groove)’가 깊고 넓게 파여 있으며, 그 사이엔 작은 홈인 ‘사이프(Sipe)’와 잔주름인 ‘커프(Kerf)’가 일반 사계절용 타이어에 비해 더 많이 들어간다. 타이어 업계 관계자는 “이런 패턴은 뛰어난 마찰 효과를 발휘해 접지력과 제동력을 향상시킬 수 있다”며 “그루브는 우수한 배수 성능으로 눈이나 빙판이 녹아 타이어와 도로 사이에 생긴 수막을 효과적으로 제거한다”고 설명했다.
눈이 많이 오는 유럽 일부 국가나 일본 등에서는 겨울철 미끄러지는 사고를 막기 위해 아예 법규로 겨울용 타이어 장착을 의무화하기도 했다.
○ 바퀴 4개 다 교환해야 더욱 안전해
기온이 오르기 시작하면 겨울용 타이어를 사계절용 타이어로 바꿔줘야 한다. 영상 7∼8도 이상의 날씨에 겨울용 타이어로 고속으로 주행하면 차량의 흔들림이 심해지고 제동거리가 길어지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국내 타이어 업체들은 계절별 타이어 교체를 좀 더 원활하게 할 수 있도록 ‘타이어 보관 서비스’를 운영 중이다. 한국타이어는 전국에 있는 대리점 ‘T스테이션’을 통해 겨울용 타이어를 2개 이상 구매할 시 사용하던 타이어를 보관해 준다. 금호타이어는 서울 인천 경기 지역에서 겨울용 타이어 교체 시 기존 타이어를 회사에서 무료로 보관해 준다. 넥센타이어는 대리점 ‘타이어테크’를 통해 같은 서비스를 유료로 제공한다.
박은서 기자 clu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