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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접 타봤어요]포르셰 세단 ‘파나메라 4 에디션’

입력 | 2016-01-12 03:00:00

숨소리 죽인 엔진음… 스포츠카 맞아?
가속땐 시트에 몸이 착… 역시 포르셰




포르셰의 세단 모델 ‘파나메라 4 에디션’. 포르셰면서도 부드러운 엔진음을 내고 공간이 넓은 것이 특징이다. 포르쉐코리아 제공

‘포르셰’ 하면 낮고 유려한 차체에 문 2개짜리 스포츠카를 떠올리는 이가 많다. 하지만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인 ‘카이엔’과 함께 포르셰의 이미지를 바꾸고 있는 차가 있다. 바로 4도어 세단인 ‘파나메라’다. 이 파나메라의 스페셜 버전인 ‘파나메라 4 에디션’을 직접 타봤다.

일단 기존 스포츠카에 비하면 차체가 굉장히 길고 미끈하다.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서면 넉넉한 공간의 뒷좌석이 눈에 띈다. 보통 스포츠카 하면 뒷좌석은 사실상 크지 않은 짐만 싣는 용도로 써야 할 만큼 좁다는 인상이 지배적이지만, 파나메라는 그런 인상을 지우기에 충분하다. 트렁크 공간도 널찍하다.

가죽 소재의 시트는 가죽 향과 함께 고급스러운 느낌을 풍기고, 많은 숫자의 버튼이 배치된 센터페시아와 수많은 숫자가 나열된 계기판을 보면 마치 비행기나 경주용 차량에 앉은 듯한 착각을 일으킨다.

하지만 시동을 걸고 운전을 시작하자 포르셰에 대해 가졌던 고정관념이 깨지게 되는데, 너무 조용해서다. ‘타르가’ 등 기존에 기자가 타 봤던 포르셰 모델은 시동을 걸면 엔진이 ‘그르렁거리는’ 숨소리를 토해내며 ‘달릴 준비가 됐습니다’라고 말하는 듯했지만, 파나메라는 조용히 운전자의 반응을 기다리는 듯했다. 어느 정도 속도를 내도 엔진 소리가 ‘부앙’ 하면서 커지진 않는 듯했다. 호불호가 갈릴 수 있는 부분이다.

조향을 쉽게 할 수 있도록 핸들이 작은 편이고 돌릴 때 무게감이 느껴진다. 가속페달을 밟아 보면 차가 묵직하게 느껴지는데, 강력한 엔진의 힘과 합쳐져서 밀고 나가는 힘을 느낄 수 있다.

최고 출력은 310마력, 최대 토크는 40.8kg·m으로 역시 힘은 부족함이 없다. 요즘 차들이 기어노브를 다이얼이나 버튼식으로 바꾸는 경우가 많지만, 이 차는 ‘막대형’ 기어노브를 택하고 있어 자동 기어에서도 ‘당기는 맛’을 느껴볼 수 있다.

고속주행에 들어선 뒤 일반 모드로는 주행하는 맛을 느끼기엔 약간 부족하고, 스포츠 모드로 바꾸면 비로소 ‘이 차가 스포츠카가 맞구나’ 하는 느낌이 든다. 차가 좀 더 가벼워지고 가속을 하면 몸이 시트에 밀리는 쾌감을 느낄 수 있는 것은 여느 포르셰와 마찬가지다. 반면 엔진음은 다소 커지기는 하지만 비교적 조용한 수준. 자기 존재감을 사방에 뽐내며 질주하기보다 우아한 미를 추구하는 점이 매력적이다.

직접 타본 파나메라 4 에디션은 ‘포르셰’ 브랜드와 함께 넓은 공간과 정숙성을 동시에 원하는 이들에게 적합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가격은 1억2030만∼1억4580만 원이다.

김성규 기자 sunggyu@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