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 새 성장판 열어라]위기극복 이렇게 투자로 불황 돌파구 찾는 기업들
동아일보사가 국내 30대 기업 전략담당 임원을 대상으로 벌인 설문조사에서 허리띠를 졸라매는 경비 절감과 사업 구조조정보다 ‘새로운 성장동력 확보를 위한 투자’를 벌이겠다는 기업이 더 많았다는 결과는 다소 의외로 평가받는다. ‘위기 속에서 기회’를 찾겠다는 기업들 사이에서 현대케미칼과 같은 새로운 실험과 도전이 이어진다면 올해 한국경제가 생각만큼은 어둡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 두 회사가 찾은 절묘한 ‘상생의 접점’
서석현 현대케미칼 생산기획팀장은 “기존에 수입하던 원료 물량만큼 수입을 대체하는 효과가 있는 데다 해상운송 운임을 들여 조달하던 MX를 국내에서 생산하니 물류비도 절감된다”고 말했다.
○ 불황 극복 위해 오히려 투자 나선 기업들
㈜효성은 2000억 원을 투자해 중국 저장(浙江) 성 취저우(衢州) 시에 산업용 특수가스인 삼불화질소(NF3) 생산공장(연산 2500t)을 내년 상반기(1∼6월)까지 짓는다고 11일 발표했다. 또 1000억 원을 들여 증설 작업 중인 울산 남구 용연 3공장은 3월까지 증설을 마무리 짓고 곧바로 상업생산에 들어간다고 덧붙였다.
㈜효성은 이번 한국공장 증설과 중국공장 신설을 시작으로 앞으로 10년간 한국 및 중국에 6000억 원을 투자해 국내외 전체 생산량을 1만 t으로 늘릴 계획이다.
현대차그룹은 친환경차와 스마트카 등 미래형 자동차 개발과 파워트레인 등 핵심 부품의 원천기술 확보를 위한 R&D 투자에 2018년까지 13조3000억 원을 투입한다.
포스코도 어려운 경영 상황을 타개할 방안으로 월드프리미엄(고부가가치) 제품 개발을 내세웠다. 포스코는 월드프리미엄 제품 비율을 40%에서 2020년 65%까지 늘린다는 목표를 세웠다
전기자동차 및 전력저장장치에 사용하는 중대형 2차 전지에 회사의 명운을 건 LG화학은 R&D 투자액을 지난해 6000억 원에서 2018년 9000억 원 수준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R&D 인력도 3100명에서 4100명 이상으로 늘리기로 했다.
이샘물 evey@donga.com·신수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