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민주-국민의당 영입전쟁 가열
문재인, 총선공약 공모 홈페이지 오픈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대표(왼쪽에서 두 번째)가 11일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디지털소통본부장을 맡고 있는 홍종학 의원과 함께 국민 공모 프로젝트인 ‘더불어살기 좋은 총선공약 만들기’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왼쪽 아래는 추미애 최고위원. 전영한 기자 scoopjyh@donga.com
○ 文-安 경쟁에 몸값 요동치는 인사들
현재 야권에서 가장 주목받는 인물은 더민주당 박영선 의원이다. 박 의원은 비교적 대중적 인지도가 높고, 당내 중도 성향 의원들의 폭넓은 지지를 받고 있다. 이 때문에 당내 중진과 386그룹에선 선거대책위원장으로 밀고 있다. 일부 의원들은 최근 문 대표에게 “선대위를 빨리 구성하고 백의종군하라”는 뜻을 전달했다고 한다. 문 대표가 선대위원장에게 어느 정도 권한을 부여하느냐에 따라 박 의원의 수용 여부가 판가름 날 수 있다. 반면 ‘국민의당’ 내부에서도 박 의원 대표설이 나오고 있다. 박 의원은 “정치개혁의 새 물결에 헌신하느냐, 야권 대통합의 밀알이 되느냐 깊은 고민이 있다”며 당분간 관망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안철수신당 바람’에 밀려 존재감이 미약해진 국민회의 천정배 의원도 다시 주목을 받고 있다. 문 대표 측은 공동선대위원장의 한 축으로 천 의원을 검토 중이다. 당 관계자는 “조기 선대위를 개문발차(開門發車)하고 나중에 운전대를 천 의원에게 맡긴다는 구상은 여전히 유효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천 의원 측은 당분간 독자 신당 창당 작업을 계속하겠다는 뜻을 굽히지 않고 있다.
○ 재개된 탈당 러시… 깊어지는 고민
2차 탈당 러시가 시작되면서 더민주당 내 호남과 수도권 의원들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11일 더민주당 김관영 의원(전북 군산)이 탈당해 국민의당에 합류했다. 앞서 양영두 전북도당 고문도 탈당했다. 김영록 수석대변인(전남 해남-완도-진도)도 대변인직을 내놨다. 김 의원은 “민심을 되돌릴 수 없는 상황”이라고 했다. 이윤석 의원(전남 무안-신안)도 다음 주 박지원 의원과 함께 탈당할 예정이다. 전북도당 관계자는 “선거구 획정, 경쟁자 유무 등이 변수지만 의원들이 민심의 변화도 느끼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더민주당 수도권 의원들의 고민은 더 복잡하다. 이들은 지역 민심보다는 오히려 ‘일여다야(一與多野)’라는 선거 구도에 대한 고민이 더 크다. 어느 한쪽으로 힘이 쏠리지 않을 경우 전멸할 수 있다는 인식이 팽배해 있다. 인천 계양을의 최원식 의원은 이르면 12일 탈당할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 동대문을 민병두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1강 2중 구도는 정치 세계에서 아무런 의미가 없다”며 “수도권 120석 중 절반만 후보 단일화하는 목표를 세우자”고 촉구했다.
양측은 치열한 세 불리기 싸움과 함께 언제 터질지 모를 내부 문제도 안고 있다. 문 대표는 퇴진 압박과 탈당을 막고 혼란을 정리해야 한다. 안 의원은 합류한 현역 의원과 기존 참모그룹 간 알력을 최소화해야 한다.
민동용 mindy@donga.com·황형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