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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청주시 ‘직지! 코리아’ 닻 올린다

입력 | 2016-01-12 03:00:00

통합 국제행사 ‘직지축제’ 9월 개최… 1월 조직위 꾸리고 2월 정식 출범
2015년 佛에 원본 대여 요청 서한도




프랑스 국립도서관에 있는 직지 원본. 충북 청주시는 9월 열리는 ‘직지!Korea’ 행사 때 직지 원본 전시를 추진하고 있다. 동아일보DB

‘백운화상초록불조직지심체요절(白雲和尙抄錄佛祖直指心體要節)’

현존하는 세계 최고(最古) 금속활자본인 ‘직지’의 정식 명칭이다. 여러 선승의 법어와 설법 등에서 선(禪)의 요체가 될 만한 내용을 간추려 엮은 것이다. ‘직지’는 ‘직지인심 견성성불(直指人心 見性成佛)’에서 나온 말로 ‘사람의 마음이 곧 부처’임을 뜻한다. 직지는 서양 최초의 금속활자본인 구텐베르크의 ‘42행 성경’(1455년 인쇄)보다 78년 앞서 간행된 책. 1377년 청주 흥덕사(현재 터만 남아 있음)에서 인쇄된 뒤 상 하 두 권 중 하권만 프랑스 국립도서관에 남아 있다.

‘직지의 고장’인 충북 청주시가 직지를 전 세계에 널리 알리기 위해 야심 차게 준비하고 있는 ‘직지! Korea’를 위해 본격 나섰다.

9월 1∼8일 청주예술의전당과 고인쇄박물관 일원에서 열리는 이 행사는 그동안 격년제로 개최하던 ‘유네스코(UNESCO) 직지상 시상식’과 ‘직지축제’를 통합한 국제 행사. 지난해 8월 기획재정부로부터 국제행사로 승인을 받아 국비 14억4600만 원과 시비 15억 원, 도비 6억 원 등 40억 원을 들여 행사를 치른다.

청주시는 이달 안에 ‘직지! Korea’ 조직위를 꾸리고 다음 달 정식 출범식을 열 계획이다. 또 3월경에 전시와 행사 등에 정통한 실무형 총감독과 문화교육미디어 분야 저명인사를 명예위원장으로 선임할 예정이다.

청주시가 이 행사 프로그램 가운데 가장 심혈을 기울여 추진 중인 것은 현재 프랑스 국립도서관에 있는 직지 원본과 독일의 구텐베르크 성서(聖書)를 함께 전시하는 것이다.

청주시는 직지 원본 전시를 위해 지난해 11월 중순 시 직원 등이 프랑스 국립도서관을 방문해 직지 대여를 요청하는 이승훈 청주시장 명의의 서한을 전달했다. 또 독일 마인츠 시와 구텐베르크 박물관에도 구텐베르크 성서 전시 협조를 요청했다.

청주시 관계자는 “직지 원본 대여는 청주시뿐만 아니라 정부 차원에서도 협조가 필요한 사안”이라며 “정부와 긴밀히 협의해 직지 원본이 청주시에 올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직지 원본의 대여 여부는 3월 또는 6월에 열리는 대여위원회에서 최종 결정될 것으로 전망된다.

시는 직지 원본이 오지 않을 경우에도 다양한 콘텐츠를 개발해 성공적인 축제로 만든다는 계획이다.

우선 이 행사를 시민 참여형으로 치르기 위해 이달 말까지 아이디어를 공모하고 있다. 직지를 효과적으로 알릴 수 있는 전시 부문과 ‘직지! Korea’에서 운영할 프로그램으로 나눠 총 18건을 선발해 590만 원의 상금을 지급한다. 채택된 아이디어는 행사 계획 수립에 반영한다. 또 관(官) 주도 행사에서 벗어나 시민이 직접 참여하는 행사로 만들기 위해 ‘시민추진단’을 꾸리고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을 활용해 지속적으로 여론을 들을 계획이다.

프로그램도 다양하게 진행될 예정인데, 행사 기간에 세계 각국 인쇄박물관이 참여하는 협의회 창립을 추진하고, 역대 직지상 수상 기관과 외국 자매 박물관이 참여하는 국제콘퍼런스를 개최하며, 금속활자 제작을 시연할 예정이다. 이승훈 청주시장은 “올해 처음 열리는 ‘직지! Korea’ 행사 때 의미 있는 조형물을 만들어 청주의 상징물로 키울 계획”이라고 밝혔다.

장기우 기자 straw82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