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열린 프로농구 올스타전 3점슛 콘테스트에서 슛을 쏘고 있는 조성민. 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
한 농구 전문가는 “조성민의 3점슛은 전설들의 장점을 합쳐 놓은 것 같다”고 했다. 코트에서 어슬렁거리다가 순간적으로 전담 수비수를 따돌리고 3점슛 기회를 만들어 내는 모습은 영락없이 이충희를 닮았다. 속공 때 과감하게 3점슛 3, 4방을 연달아 꽂을 수 있는 배포는 문경은을 떠올리게 한다. 동료 센터와 패스를 주고받다 호쾌한 3점슛을 넣고, 곧바로 수비에 나서는 빠른 공수 전환은 김현준의 전매특허와 묘하게 맞닿아 있다.
팬들은 이런 조성민의 능력을 끊임없는 연습의 결과로 여긴다. 보통 ‘하루에 1000개쯤 슛 연습을 하겠지’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하지만 그의 노력에는 남다른 점이 있다.
올스타전이 끝나고 조성민에게 기복 없는 정확한 3점슛의 비결을 물었다. 한양대를 졸업하고 KTF(현 kt)와 상무, kt를 거친 조성민은 3점슛 자세의 문제점을 메모장과 일기장에 적으며 꾸준히 개선해 왔다고 했다.
처음 국가대표가 된 2010년 광저우 아시아경기는 조성민의 3점슛을 명품으로 바꾼 전환점이 됐다. 조성민은 “광저우 아시아경기 전까지는 손목 스냅 등 3점슛을 던지는 기초적인 기술의 완성도를 높였다. 그런데 아시아경기를 준비하는 동안 어떠한 몸싸움이 있어도 골대를 향해 몸이 흔들리지 않고 슛을 던질 수 있게 되면서 자신감을 얻을 수 있었다”고 했다. 상체와 하체로 원활하게 근력을 전달하고 몸의 균형을 유지하기 위해 엉덩이와 척추 부근 근육 보강 운동에 매달린 덕분이었다. 조성민은 “그 뒤로도 신체 균형을 유지하는 훈련을 하면서 ‘찰나’의 슛 동작을 반복해 연습하다 보니 3점슛 라인보다 훨씬 멀리에서 던져도 성공률이 높아졌다”고 말했다.
하지만 조성민은 만족하지 않았다. ‘화룡점정(畵龍點睛)’이 필요했다. 자신감이 생긴 것만으로는 기복 없는 3점슛 성공률을 장담할 수 없었다. 그래서 그는 매 경기 직전 동료 선수들과 다르게 움직이고 있다.
동료들이 스트레칭을 할 때 그는 자기만의 슛 조정 훈련에 빠진다. 명사수라도 사격 직전 영점 조정을 하듯 말이다. 조성민은 “경기장에 나오기 전에 몸을 푸는 훈련을 끝낸 뒤 경기장에서는 3점슛에만 신경을 쓴다. 코트 양 코너와 45도 지점, 그리고 가운데에서 각각 7개의 3점슛을 전부 집어넣는 연습을 한다. 이것이 핵심”이라고 했다. 연습이지만 트레이너와 함께 슛을 쏠 때마다 하체 비틀림이 있었는지 등을 세밀하게 파악한다. 한 지점에서 3점슛이 연속으로 들어가야 다음 지점으로 옮긴다. 동료들도, 상대 팀도, 팬들도 모르게 경기 전 모든 집중력을 모아 던지는 35개의 3점슛. 경기 전에도 조성민을 주목해야 할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