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목!2016 문화계 창조인]<3>문보미 HB엔터테인먼트 대표
“신비주의예요.” 문보미 HB엔터테인먼트 대표는 웃으며 나이 공개를 사양했다. “어린 시절부터 곱게 자라 가슴속에 수많은 판타지가 있다”고 차분한 톤으로 말하는 그는 드라마 제목처럼 ‘별에서 온 그대’ 같았다. 김경제 기자 kjk5873@donga.com
‘에어시티’(2007년)를 시작으로 ‘내 딸 서영이’(2012년) ‘별그대’ ‘용팔이’ 등 히트작들이 그가 그동안 제작한 드라마들이다. 문 대표는 자신이 제작한 드라마들이 공전의 히트를 쳤지만 좀처럼 사람들 앞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아온 인물이다. 언론 인터뷰도 이번이 처음이다.
의외로 그는 1987년 제27회 동아음악콩쿠르에서 대상을 받은 바이올리니스트 출신이다. 그는 영화 투자사와 제작사에서 일하던 남동생과 아버지의 영향으로 방송 콘텐츠에 꾸준히 관심을 가져오다가 2006년 HB엔터테인먼트를 설립했다.
“‘용팔이’ 기획 당시 여자 주인공은 4회까지 잠만 자는 역할로 결정했어요. ‘누가 어울릴까’ ‘누가 그 자리에 누워 있어야 시청자의 관심을 끌 수 있을까’를 고민했죠. 문득 김태희의 미모가 생각났는데 다른 대안은 안 떠올랐어요.(웃음)”
그는 꼼꼼한 성격이지만 즉흥적인 ‘촉’도 뛰어나다. 그의 촉대로 김태희는 대사 없이 4회까지 누워만 있었지만 시청자의 관심을 끌었다. ‘별그대’ 당시에는 박지은 작가가 “주인공이 외계인”이라며 망설였다. 하지만 외계인이 있다고 믿던 문 대표는 “신선하다”며 기획안을 추진해 ‘별그대’ 신드롬을 일으켰다. 두 작품은 중국 등에서 한류 붐을 다시 불러일으키는 일등공신이 됐다.
그가 올해 구상하고 있는 ‘HB판 드라마’의 장르와 제작 방식은 다양하다. 로맨스 코미디물인 ‘신데렐라와 네 명의 기사’는 사전 제작으로, 일본 영화를 리메이크한 ‘러브레터’는 한국과 일본 합작으로 제작한다. 청소년 드라마도 시도한다.
톱스타보다는 적재적소에 맞는 배우를 찾고 새로운 작가를 끊임없이 발굴해야 한다는 것이 그의 고집이다. “지난해 ‘용팔이’를 통해 장혁린 작가를 발굴했어요. 작가든 배우든 새로운 얼굴을 계속 발굴해 시청자가 다양하고 참신한 콘텐츠를 즐기도록 해야죠.”
김배중 기자 wanted@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