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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당놀이판 김학용-서정금 시대 “티켓 연일 매진 행복”

입력 | 2016-01-12 03:00:00

‘춘향이 온다’ 변학도-향단 역… 익살스러운 감초 연기로 인기
포스트 윤문식-김성녀로 불려




국립창극단 마당놀이 ‘춘향이 온다’에서 변학도와 향단이 역을 맡은 김학용(오른쪽)과 서정금. 이들은 명품 감초 연기로 ‘포스트 윤문식, 김성녀’로 불린다. 장승윤 기자 tomato99@donga.com

“포스트 윤문식 김성녀라는 별명이 아직도 많이 낯설어요. 그만큼 어깨에 짐이 무겁죠.”

국립창극단 32년 차 단원 김학용(51)과 18년 차 서정금(40)은 최근 2년간 창극단의 연말 공연 ‘마당놀이’에서 익살스러운 감초 연기로 인기를 누려 온 남녀 조연이다. 지난해 10년 만에 부활한 마당놀이 ‘심청이 온다’에서 심 봉사와 뺑덕어멈 역을 맡았던 이들은 올해 ‘춘향이 온다’에서 변 학도와 향단 역을 맡았다.

8일 국립극장에서 만난 이들은 “‘심청이 온다’가 99%의 객석점유율을 보였고, 작년보다 공연 횟수가 2배 늘어난 ‘춘향이 온다’도 연일 매진이라 행복하다”며 “창극단 단원 생활을 오랫동안 해왔지만 관객이 얼굴도 알아봐주고 공연 끝나면 같이 사진을 찍겠다며 줄을 서 기다리는 모습을 보면 감개무량하다”고 말했다.

창극단에서 최고참 반열에 오른 김학용은 ‘대체 불가능한’ 배우로 손꼽힌다. 2년 전 고선웅 연출이 창극단과 ‘변강쇠 점찍고 옹녀’를 제작할 때 변강쇠 역은 무조건 김학용으로 해달라고 고집했을 정도다. 마당놀이 연출을 맡은 손진책 감독도 “익살스러운 표정과 순발력 넘치는 연기력을 갖춘 김학용은 광대 그 자체이자, 마당놀이에 가장 잘 어울리는 배우”라고 칭찬했다. 창극단 내에선 김학용에 대해 “영화배우로 치면 ‘천만 요정’ 오달수와 같다”고 평한다.

공연 도중 관객과 대화를 하는 애드리브는 모두 김학용과 서정금의 몫이다. 김학용은 “애드리브 한참 전부터 유난히 리액션이 좋은 관객을 점찍어 둔다”며 “적극적인 관객일수록 배우의 애드리브에 당황하지 않고 즐기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서정금은 “향단이는 제 몸에 딱 맞는 옷 같은 역할”이라며 최근 에피소드를 소개했다.

“한번은 어르신 관객이 ‘윤문식이랑 김성녀는 오늘 안 나왔어요?’ 하고 물으셨어요. ‘그분들은 나이가 있어 무대에 나오지 않는다’고 답했더니 제 손을 꼭 잡으시면서 ‘근데, 나는 오늘 향단이가 제일 좋았어. 제일 잘했어’라고 하시더라고요. 감사하고 행복했죠.”

김학용과 서정금은 총 46회 공연에서 원캐스트(단독 배역)로 활약한다. 김학용은 “창이 적고 대사가 많아 원캐스트도 가능하겠다 싶었다”며 웃었다. 서정금은 “다른 배우가 함께 캐스팅됐는데 사정상 못 하게 돼 더욱 책임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2월 10일까지 국립극장 해오름극장, 3만∼7만 원. 02-2280-4114∼6

김정은 기자 kimj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