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뮤지컬 시장에서 ‘뜨거운’ 공연 제작사는 단연 EMK다.
2010년 문을 연 이 제작사는 최근 5년간 ‘엘리자벳’ ‘레베카’ ‘모차르트’ ‘팬텀’ ‘마리 앙투아네트’ ‘황태자 루돌프’ ‘몬테크리스토’ 같은 대형 히트작을 연달아 내놓으며 흥행을 이끌었다. 뮤지컬 스타배우들도 경쟁하듯 EMK 작품을 거쳤다.
EMK 엄홍현 대표(40)는 이전 소속사와의 분쟁으로 연예 활동에 적시호가 켜졌던 JYJ의 김준수, 박효신, 세븐 등을 뮤지컬 무대에 처음 세워 스타 팬덤을 뮤지컬 시장으로 끌어들였다.
엄 대표가 분석한 맞춤형 뮤지컬의 포인트는 뭘까. 그는 △고음으로 화끈하게 ‘지르는’ 노래 △화려한 세트와 실감 나는 영상 △팬 층이 있는 배우를 꼽았다. 그가 다른 제작사가 관심을 주지 않았던 유럽 뮤지컬에 손을 댄 것도 이 때문이다. “유럽이 클래식의 본고장이다 보니 음악 자체가 풍부하면서도 힘이 있다. 한국 관객은 화끈하게 고음의 ‘한 방’을 좋아하는데, 유럽뮤지컬 음악에는 그런 특성이 분명했다.”
‘엘리자벳’ ‘레베카’ 등 EMK 뮤지컬의 또 다른 특징은 화려한 무대세트다. 그는 “투자자들이 ‘EMK는 왜 항상 예정 제작비보다 10%정도 더 쓰느냐’고 볼멘소리를 하면서도 늘 믿어준다”며 “재공연하는 작품도 늘 무대에 재투자를 한다”고 말했다.
다른 제작사가 탐내는 배우들을 캐스팅하는 데도 비결이 있다. 그는 “대표로서 딱딱하게 배우들을 대하기보단 형, 오빠처럼 친근하게 대한다”며 “인간적으로 배우와 끈끈하게 지내는 것도 있지만, 작품을 보는 EMK의 안목과 과감한 투자를 믿어주는 배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그는 올해 새로운 이정표를 목표로 뛰고 있다. EMK가 100억, 영국과 미국 프로덕션이 각각 5대 5로 150억을 투자해 총 250억 원의 제작비를 들이는 창작 뮤지컬 ‘마타하리’ 제작이다. 뉴욕 브로드웨이에서 활동하는 연출가 제프 칼훈, 작사가 잭 머피, 작곡가 프랭크 와일드혼이 스태프로 참여한다. 이 작품은 한국에서 먼저 초연된 뒤 영국과 미국 무대에 오른다. 3월 29일 한국에서 열리는 마타하리 개막 공연에는 영국 미국 호주 오스트리아 독일 영국 등 18개국 공연관계자 400명이 찾을 예정이다.
김정은 기자 kimj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