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헌·워싱턴 특파원
현장에 가보니 예상대로였다. 아사노 교수는 “위안부 문제는 일본 제국주의에서 빚어진 사건으로 제국주의 시스템에 문제가 있었지 일본인 전체의 문제는 아니다”라고 강변했다.
저서 ‘제국의 위안부’로 위안부 할머니들에게 명예훼손 소송을 당한 박유하 세종대 교수는 “내가 만난 위안부 할머니는 ‘강제 연행은 없었던 것으로 안다’고 했다”고 주장했다.
이날 행사는 위안부 협상 후 세계의 여론을 움직이는 워싱턴에서 열린 첫 공개토론장이었다. 하지만 1시간 30분 동안 진행된 세미나에서 일본 쪽 주장을 반박한 이들은 미국인이거나 재미교포들이었다. 한국 학자나 정부 당국자를 찾을 수도 없었다. 주미 한국대사관 참사관이 방청석 한쪽에 앉아 잠자코 듣고 있을 뿐이었다.
행사장에서 만난 한 재미교포는 “한국 정부가 위안부 협상 후 할머니들도 보듬지 못해 비웃음을 사더니 여론전에도 실기(失期)하고 있다”며 한숨을 쉬었다. 일본이 미국 여론을 유리하게 조성하려고 조직적으로 움직이는데 우리 정부는 무엇을 하고 있는지 답답했다.
이승헌·워싱턴 특파원 dd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