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목!2016 문화계 창조인]<4> 엄홍현 EMK 대표
뮤지컬 ‘레베카’ 공연이 한창인 서울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만난 엄홍현 EMK 대표는 “한국 관객에게 최고의 뮤지컬을 선보이는 것이 나의 숙명이자 신념”이라고 말했다. 전영한 기자 scoopjyh@donga.com
EMK가 뮤지컬 시장을 이끄는 신흥 강자로 떠오른 데에는 그의 치밀한 전략이 주효했다. 그는 “다른 공연 제작사들과는 정반대의 길을 걷고 있다”고 자부한다.
대부분의 제작사가 뮤지컬의 본고장인 미국 뉴욕 브로드웨이와 영국 웨스트엔드의 뮤지컬을 고액의 로열티를 지불하는 ‘풀 라이선스’ 형식으로 들여왔다. 반면 EMK는 국내에 잘 알려지지 않은 오스트리아, 독일 등 유럽 뮤지컬의 대본과 음악만 사오는 ‘스몰 라이선스’ 방식을 선택했다. 그는 “외국 뮤지컬의 기본 틀만 들여와 한국 관객이 좋아할 만한 스타일을 추가해 ‘맞춤형 뮤지컬’로 탈바꿈시켰다”고 했다.
‘엘리자벳’ ‘레베카’ 등 EMK 뮤지컬의 또 다른 특징은 화려한 무대세트다. 그는 “투자자들이 ‘EMK는 왜 항상 예정 제작비보다 10% 정도 더 쓰느냐’고 볼멘소리를 하면서도 늘 믿어준다”며 “재공연하는 작품도 늘 무대에 재투자를 한다”고 말했다.
다른 제작사가 탐내는 배우들을 캐스팅하는 데에도 비결이 있다. 그는 “대표로서 딱딱하게 배우들을 대하기보다는 형, 오빠처럼 친근하게 대한다”며 “인간적으로 배우와 끈끈하게 지내는 것도 있지만, 작품을 보는 EMK의 안목과 과감한 투자를 믿어주는 배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그는 올해 새로운 이정표를 목표로 뛰고 있다. EMK가 100억 원, 영국과 미국 프로덕션이 각각 5 대 5로 150억 원을 투자해 총 250억 원의 제작비를 들이는 창작 뮤지컬 ‘마타하리’ 제작이다. 뉴욕 브로드웨이에서 활동하는 연출가 제프 칼훈, 작사가 잭 머피, 작곡가 프랭크 와일드혼이 스태프로 참여한다. 이 작품은 한국에서 먼저 초연된 뒤 영국과 미국 무대에 오른다. 3월 29일 한국에서 열리는 마타하리 개막 공연에는 영국 미국 호주 오스트리아 독일 등 18개국 공연 관계자 400명이 찾을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