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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두자녀 정책’ 전면 시행후 新풍속도

입력 | 2016-01-13 03:00:00

방 3개 아파트 값 껑충… 병원엔 ‘정관복원’ 발길




중국 베이징(北京)에 사는 워킹맘 스텔라 니 씨는 최근 4순환로 근처에 있는 방 4칸짜리 아파트를 시세보다 비싸게 팔았다. 1년이 넘도록 집이 팔리지 않아 걱정했는데 올해 둘째 아이를 낳으려는 부부들을 중심으로 중대형 아파트 수요가 늘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기쁨도 잠시였다. 새집을 구하지 못해 딸아이 학교 근처로 이사를 가려던 계획이 어그러진 것. 그는 10일 중국 영문 일간지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와의 인터뷰에서 “학교 근처에 방 3, 4개짜리 집은 나오는 즉시 팔려 매물이 없는 상태”라고 하소연했다.

올해부터 정부가 두 자녀 정책을 시행하면서 중국 사회에 다양한 변화상이 나타나고 있다. 중국 신화통신은 최근 “35년 만에 아이를 두 명까지 낳을 수 있게 되면서 큰 집과 큰 차의 인기가 치솟고 비뇨기과에는 실수로 둘째를 가질까 봐 정관(精管)을 묶었던 남성들의 복원술 문의가 쇄도하고 있다”고 전했다.

베이징과 상하이(上海) 등 대도시의 중대형 아파트 값은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고 있다. 베이징 북부 아시안게임빌리지 인근의 방 3칸짜리 아파트 값은 두 자녀 정책이 예고된 지난 6개월 동안 20만∼100만 위안(약 3600만∼1억8400만 원)가량 치솟았다고 베이징 최대 부동산업체 롄자가 밝혔다.

공인중개사 리융 씨는 SCMP에 “둘째를 낳을 계획으로 큰 집을 찾는 고객이 30% 이상”이라며 “부모와 자녀 2명, 조부모 또는 베이비시터가 함께 살려면 방 서너 개는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상하이의 119m²(약 36평) 이상 아파트 값도 지난 한 해 동안 지역별로 30∼60% 올랐다. 학군이 좋은 동네의 큰 집들이 부동산 경기 상승세를 주도하고 있다.

베이비시터 산업도 급성장하고 있다. 12년 전 베이징으로 이사와 산후도우미, 가사도우미, 베이비시터 등으로 일하는 궈옌링 씨(여)는 월평균 1만 위안(약 183만 원)을 번다. 그는 “지난해부터 일자리가 늘 거란 기대감이 퍼지면서 A급을 중심으로 월급이 두 배가량 뛰었다”며 “경력과 스펙이 좋은 A급들은 두 배 더 받는다”고 말했다.

베이비시터는 시골 출신 중년 여인이나 하는 일이라는 고정관념도 깨지고 있다. 광시좡(廣西壯)족 자치구 류저우(柳州) 시에 사는 20대 대졸자 리모 씨는 “사무직 여성이나 대졸자도 베이비시터 일에 관심이 많다. 언니, 동생과 함께 베이징으로 건너가 전문 베이비시터로 활동할 계획”이라고 관영 런민왕(人民網)에 말했다.

가임 적령기가 지나버린 부부들도 마음이 급하다. 후베이(湖北) 성 우한(武漢) 시에 사는 리모 씨(49)는 최근 정관 복원수술을 받았다. 그는 “이런 날이 올 줄 모르고 아들(23)이 세 살 때 정관 수술을 받았다. 아내와 둘째를 갖기로 합의해 복원 수술을 했다”고 했다.

산부인과와 산후조리원도 발 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산부인과는 급히 분만실과 의료진 확충에 나섰다. 산후조리원들은 한국산 분유와 기저귀를 대량 구비하는 등 고급화 경쟁에 돌입했다. 신화통신은 “온 가족이 탈 수 있는 다목적 차량 수요가 증가하고, 분유 기저귀 장난감 산업에 투자자가 몰리는 것도 새로운 현상”이라고 전했다.

중국 정부는 1980년부터 시행한 한 자녀 정책을 지난해 12월 폐지하면서 향후 5년 동안 신생아 1700만 명 이상이 더 태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중국 국가위생계획위원회는 12일 “2050년까지 노동 인구가 3000만 명 늘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설 기자 snow@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