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지혜란 무엇인가 : 『지낭(智囊)』편 8회
◆1◆
오대십국 시대, 낙양에 여러 번 도적 떼가 쳐들어와서 백성이 백 호도 채 남지 않았다. 하남윤(河南尹)으로 부임한 장전의(張全義)는 재능 있는 부하 18명을 선발해 각자에게 깃발 하나와 방문(榜文) 하나씩을 주었다. 장전의는 그들을 둔장(屯將)이라고 불렀다.
장전의는 둔장을 18개 현이 있던 옛 마을에 보내 깃발을 세우고 방문을 붙여 유민을 불러 모으게 했다. 조세를 감면할 테니 돌아와 농사를 지으라고 권했고, 법을 위반한 자들 가운데 살인범을 제외한 나머지는 모두 장형으로만 다스리도록 했다. 그때부터 백성이 속속 돌아오기 시작했고 몇 년 뒤에는 옛 모습을 회복했다.
◆평어(評語)◆
장전의는 도적 출신이지만 뛰어난 관리보다도 정사를 잘 돌봤다. 관리로 있으면서 도적질을 하는 사람들은 죽어도 부끄러운 줄 모르는가? 장전의는 웃음 한 번으로 백성을 북돋을 수 있었는데, 지금 관리들은 백 번 화를 내도 백성에게 권위가 서지 않으니 그 까닭은 무엇일까?
풍몽룡 지음|문이원 옮김|정재서 감수|동아일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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