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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승환, 포수 몰리나 덕 좀 볼까

입력 | 2016-01-14 05:45:00

세인트루이스 몰리나. 사진=ⓒGettyimages멀티비츠


■ 몰리나가 든든한 오승환

오승환 “ML 최고의 포수…많은 얘기 나눌 것”
투수 잘 아는 포수 출신 매서니 감독도 큰 힘


좋은 투수 한 명이 탄생할 때는 여러 조건이 있다. 필수는 아니지만, 무시할 수 없는 중요한 요소 중 하나는 투수의 능력을 배가시켜줄 좋은 포수의 존재다. 오승환(34·세인트루이스)이 KBO리그 최고의 ‘끝판왕’으로 자리하는 데 있어 포수 진갑용(42·은퇴)의 존재는 상당히 긍정적 영향을 미쳤다.

야구에서 투수와 포수는 특수한 포지션이다. 투수가 공을 던져야 모든 플레이가 시작되는데, 이 공을 받는 이가 포수다. 모두 홈플레이트로 향하는 공을 바라볼 때, 포수는 정반대의 시점에서 그 공을 받는다. 투수가 어떤 공을 좋아할지, 또 이 투수가 어떤 공을 던져야 좋은 결과가 나올지 끊임없이 고민해야 하는 자리다. 이외에도 블로킹, 도루저지 등 투수를 도와야 하는 다양한 수비능력이 요구된다.

세인트루이스 오승환(오른쪽). 사진제공|스포츠인텔리전스그룹


현대야구에선 포수 출신 감독들이 선호 받는다. 메이저리그에선 오승환의 소속팀 세인트루이스의 명포수 출신 마이크 매서니(46) 감독을 비롯해 30개 구단 중 절반에 가까운 14개 팀 사령탑이 포수 출신이다. KBO리그 역시 2008베이징올림픽 9전승 금메달에 두산과 NC를 강팀으로 지휘한 NC 김경문 감독, 지난해 취임 첫 해 팀을 우승으로 이끈 두산 김태형 감독, 리빌딩 전문에 우승 경험이 있는 kt 조범현 감독이 모두 포수 출신의 통찰력을 이용해 ‘명장’의 반열에 올라섰다.

오승환에게도 좋은 환경이다. 매서니 감독은 포수 출신답게 오승환의 투구를 비디오로 확인하고 많은 대화를 나눴다. 직접 현지 언론에 “구위는 확실하다”고 말할 정도다. 아무래도 포수 출신 감독들에게는 투수들의 능력을 더욱 객관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기준점이 있다. 오승환도 13일 귀국 인터뷰에서 “매서니 감독이 내가 던지는 공의 구질이나 궤적을 잘 알고 있었다”고 소개할 정도였다. 투수의 사정을 잘 알고 있는 만큼, 매서니 감독은 오승환의 적응을 위해 많은 배려를 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오승환과 호흡을 맞출 주전 포수가 메이저리그 최고 포수 중 한 명인 야디에르 몰리나(34)다. 세인트루이스가 지난해 팀 방어율 1위(2.94)에 오르는 데 일등공신이 몰리나다. 몰리나는 공수에서 최고의 포수로 꼽힌다. 8년 연속 내셔널리그 골드글러브 수상으로 이반 로드리게스(13회), 조니 벤치(10회)에 이어 역대 최다수상 3위에 올라있다. 통산 도루저지율이 44%에 이르는 등 수비가 일품이고, 스트라이크와 볼 판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프레이밍 능력도 정상급으로 꼽힌다.

오승환도 “팀에 메이저리그 최고의 포수가 있기 때문에 상대 타자들에 대해서 많은 얘기를 하려 한다”며 몰리나에게 많은 것을 배우겠다는 자세다. 다만 몰리나가 지난해 정규시즌 막판 왼 엄지 부상을 입고 수술을 받은 것은 악재다. 지난달 재수술까지 받아 재활기간이 늘어났고, 개막전 출전이 불투명한 상황이다.

이명노 기자 nirva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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