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상훈 7단 ● 조한승 9단 본선 4강 2국 10 보(169∼191)
흑 69, 71은 조한승 9단의 세련미를 느낄 수 있는 수순. 중앙 백 대마를 끊는 수를 은근히 노린다. 백 72로 끊기는 수를 방비할 때 흑 73, 75의 끝내기가 기분 좋다. 나중에 백이 A로 한 점 잡는다고 가정할 때 75 한 점이 있는 게 흑에겐 끝내기로 큰 이득이다.
흑 77도 적절한 선수. 백이 참고 1도 1로 끼워 5까지 넉 점 잡는 수단을 방지했다. ‘가’로 내려서는 끝내기도 남아 있어 매우 큰 곳이다.
이후 끝내기는 물 흐르듯 이어진다. 흑 85의 끝내기에 백 86은 최대한 버틴 수. 그런데 조 9단의 눈빛이 반짝한다. 조 9단은 우하 귀에 노림수를 본 눈치지만 당장 수를 내지 않고 흑 87로 젖혀간다. 불리한 백은 물러서지 않고 88로 꽉 틀어막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