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대통령 대국민 담화]북핵-위안부 中에 대북제재 동참 공개압박
朴대통령 “대북 정보수집 강화할 것” 박근혜 대통령의 한마디 한마디에 취재진의 이목이 집중됐다. 13일 청와대 춘추관에서 열린 박 대통령의 대국민 담화 및 신년 기자회견은 지난해와 같이 대통령 주위에 취재진이 타원형으로 앉은 상태로 진행됐다. 변영욱 기자 cut@donga.com
박근혜 대통령은 13일 ‘대국민 담화 및 신년 기자회견’에서 북한의 4차 핵실험에도 뚜렷한 대북 제재 동참 의사를 드러내지 않는 중국을 정면으로 겨냥했다. 박 대통령은 “중국은 누차에 걸쳐 북핵 불용 의지를 공언해왔다”며 “실제 필요한 조치로 연결되지 않는다면 앞으로 5번째, 6번째 추가 핵실험도 막을 수 없고 한반도의 진정한 평화와 안정도 담보될 수 없다는 점을 중국도 잘 알고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직접적으로 ‘중국의 역할’을 언급하면서 국제사회의 포괄적인 대북 제재에 동참하라고 공개적으로 요구한 것이다. 남성욱 고려대 교수는 “중국이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으면 지난해 9월 중국 전승절 기념식 참석 이후 한중 관계가 다시 한 번 변곡점을 맞을 수 있다”고 말했다.
○ 중국 역할 강조가 미칠 득실은
문제는 중국을 압박하다가 대중 정책 자체가 딜레마에 빠질 수 있다는 것. 박형중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책임을 중국에만 전가하면 한중 관계가 악화되고, 중국이 움직일 여지까지 없어지게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역대 가장 강력한 대북 제재’를 주문했다. 중국 설득이 외교당국의 발등에 떨어진 불이 된 것. 외교 소식통은 “아직 유엔 제재안 초안을 모든 회원국이 회람하지 못한 상태”라고 말했다. 한미 기초안을 받아 든 중국의 초기 반응은 미온적이다. 외교 소식통은 “네 차례나 반복된 북한의 핵실험과 동북아 정세의 급변에서 중국도 머릿속이 복잡한 것 같다”고 전했다.
○ 북한은 전체주의 체제… 통일·대화 언급 없어
박 대통령은 우리 정부가 4차 핵실험을 인지하지 못했다는 지적에 대해 “특이 동향이 없어 임박한 징후를 포착할 수 없었다”며 “미국도 몰랐다. 이건 확실한 사실”이라고 했다. 앞으로 대북 정보 수집을 강화하겠다고 했다.
또 박 대통령은 이날 처음으로 북한 김정은 체제를 독재정권을 뜻하는 ‘전체주의 체제’로 규정했다. 대북 심리전에 대해 “전체주의 체제에 대한 가장 강력한 위협은 진실의 힘”이라며 “정부는 북한 주민들에게 진실을 알리기 위한 노력을 지속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정부의 대북 독자 제재 조치에 대해 “일일이 말할 수는 없지만 할 수 있는 게 있다”고 말했다. 나진∼하산 물류 프로젝트 중단 가능성도 거론된다. 개성공단 폐쇄, 철수에 대해서는 “추가 조치를 더 할지는 전적으로 북한에 달려 있다”며 북한의 추가 도발이 변수가 될 것임을 시사했다.
우경임 woohaha@donga.com·윤완준·조숭호 기자
※ 외교안보 분야 주요 발언
“(북한 김정은 체제를 가리키며) 전체주의 체제에 대한 가장 강력한 위협은 진실의 힘이다. 정부는 우리 국민의 안위를 지키면서 북한 주민에게 진실을 알리는 노력을 지속해 나갈 것이다.”
“전술핵을 우리도 가져야 되지 않느냐 하는 주장에 대해 충분히 이해한다. 그러나 그동안 우리가 국제사회하고 약속한 바가 있기 때문에 이는 국제사회와의 약속을 깨는 것이 된다.”
“(위안부 피해자 협상 결과에 대해) 현실적 제약이 있기 때문에 100% 우리가 만족할 수는 없다. 최대한 성의를 갖고 제대로 합의되도록 노력한 것은 인정해 주셔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