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북아재단 “지도 기본 안 갖춰”… 재심 거부하고 연구비 회수 고수 협력단 “남은 건 법적 절차뿐”
동북아역사지도 폐기 논란이 법정 다툼으로 비화될 조짐이다.
교육부 산하기관인 동북아역사재단은 서강대 산학협력단과 동북아역사지도 편찬위원회의 최종보고서 재심 요청을 받아들이지 않겠다고 12일 양측에 통보했다.
이에 따라 서강대 협력단은 법무법인을 통해 재단 측의 연구비 회수 조치에 대한 소송과 최종보고서 접수 거부가 부당한 행정행위임을 주장하는 행정소송을 검토하고 있다고 13일 밝혔다.
재단은 곧바로 소송에 나서기보다 상급기관인 교육부를 통한 압박에 나설 방침이다. 김호섭 재단 이사장은 “25일부터 시작되는 교육부 감사에서 동북아역사지도 관련 사항이 다뤄질 것”이라며 “서강대 협력단이 연구비 회수 조치에 응하지 않으면 교육부가 협력단에 제재를 가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앞서 재단은 8년 동안 47억 원의 국가 예산이 투입된 동북아역사지도에 대해 “지도학적 기본을 갖추지 못했다”며 부실 판정을 내리고 연구비 회수를 결정했다. 반면 협력단과 편찬위는 이 같은 재단 결정에 불복해 지난해 12월 30일 재심을 요청했다.
이와 관련해 협력단과 재단의 상반된 주장은 진실게임으로 번지고 있다. 협력단 측은 투영법과 축척, 지명 표기 등에서 지도의 기본 요건이 충족되지 않았다는 재단 주장에 “편찬 과정에서 지리학자들의 조언을 받았으며 지도를 폐기할 정도의 부실은 없다”는 입장이다.
연구비 부정 사용에 대한 주장도 엇갈린다. 재단은 “협력단 측이 책임연구원 수당을 부정 지급하는 등 연구비 사용 규정을 위반한 사실이 다수 발견됐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협력단과 편찬위는 “회계 처리는 규정에 따라 적법하게 이뤄졌다”고 반박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