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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구스타들, 너도나도 “커리처럼”…왜?

입력 | 2016-01-15 05:45:00


신기 가까운 드리블·슈팅으로 NBA 장악
김선형 “커리 스텝·슛 타이밍 익히는 중”

그동안 미국프로농구(NBA)에선 마이클 조던(은퇴)을 비롯해 코비 브라이언트(LA 레이커스), 르브론 제임스(클리블랜드) 등 폭발적 운동능력과 매 경기 30점 이상을 쏟아 부을 수 있는 득점력을 지닌 선수들이 최고의 스타로 군림했다. 현재 NBA에서 가장 주목받는 스타는 스티븐 커리(골든스테이트·사진)다. 그는 대선배들과 마찬가지로 경기당 30점 이상을 올리고 있지만, 경기를 지배하는 스타일은 사뭇 다르다. 신체조건(키 191cm)과 운동능력은 평범하지만, 신기에 가까운 드리블과 슈팅 솜씨로 세계농구의 흐름 자체를 바꾸고 있다.

● 국내에 불어 닥친 ‘기술농구’ 열풍

커리의 활약상은 변화에 보수적이던 국내농구의 풍토까지 바꿔버렸다. 팀플레이와 체력훈련에만 열을 올리던 과거에서 벗어나 개인기술 발전을 유도하는 변화가 엿보이고 있다. 기존에는 남자프로농구 SK 정도만이 5년 전부터 선수들을 미국으로 보내 기술훈련에 공을 들였지만, 이제는 대부분의 팀이 선수들의 기술 향상을 도모하고 있다. 오리온은 올 시즌을 앞두고 스킬트레이닝 코치를 초청하기도 했다. 최근에는 ‘기술농구시대’에 발맞춰 국내에도 스킬트레이닝센터가 늘고 있다. 커리의 활약이 불러온 변화다.

남자프로농구 스타 김선형(SK), 허웅(동부) 등은 커리의 팬이다. 이들은 커리의 경기 장면, 훈련과정이 담긴 동영상을 내려받아 눈에 익히고 있다. 김선형은 “커리의 영상을 많이 본다. 커리는 슛도 좋지만 스텝이 정말 좋다. 스텝이나 슛을 던지는 타이밍을 눈에 익히고 내 것으로 만들기 위해 애쓰고 있다”고 말했다.

● 여자프로농구도 ‘기술시대’

여자프로농구는 남자프로농구보다 더 변화에 둔감했다. 여전히 ‘뛰는 훈련’이 주류다. ‘산을 뛰지 않으면 여자농구팀이 아니다’는 인식이 박혀있을 정도다. 그러나 커리의 활약상은 보수적인 여자프로농구에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 KEB하나은행 박종천 감독은 야간개인훈련시간마다 선수들에게 커리의 영상을 보여주면서 기술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박 감독은 “세계농구의 추세가 가드 중심으로 바뀌고 있다. 커리 같은 선수들의 시대다. 우리도 가드들의 기술 향상을 유도하고 있다”고 밝혔다. 강이슬(KEB하나은행)은 “커리의 영상을 보면서 ‘스텝 백 3점슛(드리블 도중 순간적으로 한발을 뒤로 빼서 던지는 고급기술)’을 엄청 연습했다. 중·고교때는 배우지 못한 기술이다. 처음에는 어려웠는데, 이제는 몸에 어느 정도 익숙해졌다”고 말했다.

정지욱 기자 sto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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